크리스마스엔 개가 온다

2021-12-29

길거리에 퍼지는 캐롤과 거세게 쏟아지는 눈.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기대되는 이브의 밤. 당신 곁에는 익숙한 그가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 무슨 걱정이 그리 많은지 시름으로 가득한 얼굴이네요.
이제 곧 크리스마스고 우리에겐 하루의 휴일이 더 있는데 뭐가 그렇게 걱정인 거죠?

"나 너에게 할 말이 있는데…."

그는 어렵게 입을 엽니다.  다음 대답을 기다리….

"왈왈!"

응? 뭐라고? 개 짖는 소리가 그의 답을 듣기를 방해하듯 울려 퍼집니다.
다시 한 번만 말해줘! 왈왈! 메리 크리스마스!

장르: CoC

감독: 루뿌

출연: 페레그린,알리사 샤로프

▶:유독 좋은 날씨의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누군가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추구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눈 내리는 날은 좋다기보다 추운 날씨이고.
지금은 덥지도, 춥지도 않게 적당한 겨울 날씨로군요.
거리 곳곳에서 흥겨운 캐롤이 흘러나옵니다.
케이크 가게 앞의 아르바이트생은 두터운 산타 복장에, 땀을 흘리며 케이크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둘은 그런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최근에 입소문을 탔던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눈이 내렸다면 좋았겠지만, 이런 날씨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날씨가 날을 정하는 것도 아니니까...
영화를 고른 건... 1알리사 2페레그린 2
"마음에 드는 영화가 있었나봐요?" 갸웃...
페레그린:"마음에 들었다기보다는... ...평이 괜찮길래." 굳이 말하자면 이 개는 영화보다 책 파입니다.
원래-어릴 때-는 이런 날씨도 바람이 불면 추워했습니다만...뭐.
바람이 환상종 가죽을 뚫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요새는 괜찮습니다.
얌전히 영화관을 향해 걷는 중...
알리사 샤로프:그렇지만 크리스마스엔 사서도 쉬어야 하니까~
추운 기분은 들지 않지만, 그냥 그러고 싶다는 이유로 당신의 팔에 팔짱을 끼고...주변을 둘러보다가
작은 노점상에 눈길을 줍니다.
페레그린:얌전히 팔을 내어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시선이 돌아가길래... ...음?
"...뭐라도...있나?" 난 이럴 때 너무 불안해
알리사 샤로프:"와, 귀엽네요~" 라고 들뜬 목소리와 반짝이는 눈을 하고 찬찬히 보다가...
루돌프 머리띠를 들어서
당신의 머리 언저리에 두고...눈대중을 합니다.
페레그린:.... ....
난 사슴이 아니라 개다.
"...우리 지금 영화 보러 가던 건 알지."
알리사 샤로프:"잠깐이니까~" 시간이 문제가 아닌 건 알고 있지만요. 하지만...!
역시 귀여우니까~
뭐라 말할 새도 없이 상큼한 미소를 지은 채로 재빨리 구매해 버립니다.
페레그린:"그걸 쓰고 영화관에 들어가라고 하는 극악무도한 짓을 하진 않아 다행이네..." 으이그
잠깐 샀잖아
잠깐 아니잖아 그럼
알리사 샤로프:씌워줍니다. 네.
▶:감사합니다~ 하고 결제됐어요.
페레그린:어이없어하면서 허리 숙여줌...
알리사 샤로프:아주 만족스러운 듯한 미소를 입에 걸치고 반듯하게 씌워 줍니다. 일어서기 전에 쓰다듬어 주는 것도 잊지 않고...
"귀엽네~!" 이상할 정도로 좋아함
페레그린:뿔 달린 개가 되었습니다만...어쩌겠습니까. 크리스마스라 두 배로 미친 놈처럼 보이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이미 미치기는 했으니까.
"그래서...나 혼자 이걸 쓰고 가나?"
알리사 샤로프:"그것도 제법 재미있겠는데요~" 꽤 구미가 당김
"그렇지만 역시 당신은 수줍음을 많이 타니까..." 역시 혼자 쓰게 하는 건 너무하지...옆에 있던 산타 모자도 같이 구매합니다.
부스럭부스럭...멋지게 써봅니다.
"잘 어울리나요?"
페레그린:"... ..." 수줍음이라기보다는, 이런걸 쓰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입니다만...됐다. 쓰는거나 구경하고요...
"내가 루돌프라기보다는...크람푸스가 된 느낌이네. 석탄 주워올까." 농담해요
하지만...진짜 주워오라고 시키면 만들러 가야한다.
알리사 샤로프:크람푸스....바르게스트와 번갈아 떠올려 보다가 웃어버리고 맙니다.
"올해는 착한 일을 더 많이 한 것 같으니까, 됐답니다~" 어느 쪽인지는 말 안함
페레그린:미묘한 기분....
알리사 샤로프:그렇다면 그런 줄 알어
페레그린:알았어
알리사 샤로프:그렇게 걷다보면 어느새 영화관이...
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영화관에 들어가기엔...산타와 사슴 차림이 되긴 했습니다만.
당신은 전혀 개의치 않을테고, 개는 신경을 쓰겠지만 어쩌겠어요?
영화관의 입구를 찾아 안으로 들어서면, 마찬가지로 캐롤을 틀어 둔 듯 한데...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불구하고 로비는 한산합니다. 기념일에 이렇게까지 손님이 없다뇨?
둘 외의 다른 사람이라곤, 대기석에 앉아있는 한 커플이 유일합니다.
매점이 마련되어있는, 평범한 영화관입니다만...으음, 사람이 적으니 영 낯설군요.
페레그린:핸드폰을 꺼내서 예약한 번호 따위를 확인하다, 표를 찾기 위해 매표소 쪽을 흘끔 바라보고...
"...물어볼 필요 없겠지만, 팝콘 필요하신가...?"
그리고 잠시 생각. "...투척 용도로."
알리사 샤로프:한산한 주변을 보고 역시 머리띠 씌우길 잘했다는 생각을 산타 모자 쓰고 합니다. 사람이 없는 건 좋다만, 이 근처에서 큰 행사라도 하나...
그리고 당신의 말에 활짝 미소짓고는..." 그럼, 투척 용도로 하나."
"크리스마스 선물인 셈 치죠~" 누구의?
페레그린:누구...의?
누군가의 크리스마스에 불쾌감을 하나 더한 것 같습니다만, 석탄은 아니니까 참으라고 합시다. 고개를 가만 끄덕이고 매표소 쪽으로 가요.
▶:총총총...
알리사 샤로프:총총총
매표소 쪽에도 사람은 없을까요?
▶:그가 향하는 쪽을 바라보면...네, 사람이 없는 건 마찬가지군요.
덕택에 페레그린은 줄 서는 것도 없이 빠르게 표를 받아서, 바로 매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헤에...
"대관이라도 했나요?" 그럴 리는 없겠지만.
역시 팔짱끼고 따라붙습니다.
매점에는 점원이...있나요?
▶:점원 정도는 있네요. 그러니까...뭐라고 할까.
누군가의 마술에 사람이 사라졌다거나 하는 기현상은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손님만 적은 정도입니다.
페레그린 쪽이 별다른 반응이 없는 건... 사람이 없는 쪽을 선호하기 때문이거나.
매점 메뉴판에서 차를 발견했기 때문이겠고요.
알리사 샤로프:영화관에서도 차를 고르는 거야? 영국인이란...
이쪽은 생각이 없으니까 마실 것은 따로 고르지 않고, 아까 이야기한 대로 팝콘 한 박스만 주문합니다.
▶:팝콘 무슨 맛으로 드릴까요~
알리사 샤로프:"후훗, 크리스마스처럼 달콤한 카라멜로 부탁드려요~" 비즈니스 스마일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사람이 별로 없네요. 걱정되시겠어요." 그새 자연스럽게 점원에게 스몰토크를 시도합니다.
▶:이 마녀...
가장 끈적한 놈으로 골랐어.
알리사 샤로프:그 쪽이 맞으면 고통스럽겠죠. 응...
▶:"뭐어, 저야 아르바이트니까요. 사실 사람이 없으면 편한 쪽이죠?" 훗훗..
하면서 팍팍, 카라멜 팝콘을 통 크게 담아주고...
티팟과 찻잔이 잠긴 쟁반 같은 것을 페레그린 쪽으로 내밉니다.
페레그린:왜?
본격적이라 잠깐 어이없었는데...그래도 영국인? 영국개? 의 혼으로서는? 마음에 드는 상황이라 그냥 받았어요.
알리사 샤로프:"어머..." 굉장히 본격적인 영화관
"특별관이 아니면 곤란하겠네요." 이거 어디다 두고 마셔야 하는 건데?
▶:그러니까?
매점 직원은 그냥...생글생글 서비스 미소로 맛있게 드세요~ 하고 있습니다.
페레그린:"... ...음." 쟁반 봤다가...그렇지만 차 향이 좋다...하다가
"...그냥 어떻게든 해 볼게..."
알리사 샤로프:이 상황 좀 재밌다...
▶:그러게...
알리사 샤로프:개가 걱정하거나 말거나 흥미 가득한 미소를 짓습니다.
▶:돌아가는 꼴이 흥미진진하구나 알리사
그런...본격적인 매점에서 다시금 조금 전에 있던 방향으로 돌아오다보면, 조금 전에 보았던 커플이 여전히 앉아있습니다만...
저 사람들 지금, 겨울이라기엔... ...너무 가벼운 옷차림 아닌가?
알리사 샤로프:정말 이 커플 말고는 아무도 없나요?
에?
▶:그렇네요.
심지어 저 커플, 반소매 티에 소매 없는 셔츠 차림입니다.
영화를 기다리는 동안 짧게 이야기라도 나누고 있는 모양인데...그마저도 제법 쇼킹하네요.
알리사 샤로프:러시안 아닐까나...아니, 그래도 이건 좀 심한 것 같은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넌지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아 러시안이면 그래도 용납할 수 있다?
들어보면...
"요즘 날씨가 정상이 아니네."
"어제 한여름인 줄 알았어. 아무리 지구온난화다 뭐다 하지만 한계 같지."
"26도까지 올라갔다며. 진짜 어떻게 되려나 보다 오늘도 아무도 밖으로 안 나오잖아."
...랍니다, 응? 지구온난화?
▶:분명 어제는 평범한 겨울 날씨였고, 아르카디아 쪽에서 그런 상황에 대응하려 하는 반응도 없었고, 뉴스도 조용했는데...
알리사 샤로프:러시아에는 추위 안 타는 사람도 미친 사람도 많으니까...어? 그렇지만 이 이야기는 흐음...
이쪽과는 다르게 미친 사람이거나, 정말 무슨 일이 있거나. 잠시 핸드폰을 꺼내 검색해 봅니다. 최근의 날씨와 지구온난화에 대해.
▶:정말...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지구온난화라고 하면 뭐, 평소와 비슷한 걱정스러운 기사 같은게 나옵니다만.
지난 날 상황이 급변했다던가, 그런 이야기는 없네요.
알리사 샤로프:흐음...
이번엔 개를 보고 "페레그린, 덥나요?"
페레그린:차 홀짝이면서 시간 확인하고 있었음.
도리도리.
"네가 안 더운데...내가 더울까?"
알리사 샤로프:정말 영국인이란...
끄덕끄덕, 알겠다는 사인을 보냅니다. 가서 이야기를 나누어 봤자 별 도움은 안될 것 같은 일반인일테고,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는 것 밖에 없겠네요.
앞에 앉아서 차 마시는 거나 빠아안히 구경하다가 시간이 되면 입장합니다.
페레그린:이 시선..신경쓰인다.
▶:그래요, 뭐. 차라리 마술사였다면...아니, 그랬다면 옆에 있는 바르게스트가 감지하고 짖어댔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당장 대처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적당히 구경하다 상영관으로 향합니다, 3관이군요.
안으로 들어서면...팝콘을 기껏 산 것이 무색하게도,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편한 자리를 골라 앉아도 지적할 사람도 없겠지만.
알리사 샤로프:어라...
의심의 눈초리로 페레그린을 바라봅니다.
페레그린:"...대관 안 했어." 난 마녀님이 아니다.
난...이런 곳에 그렇게까지 돈을 쓸 정도의 할리킹이 아니다.
알리사 샤로프:부끄러워하긴...멋대로 착각하고는 멱살을 잡아당겨 당신의 뺨에 입을 맞춥니다.
그리고 표에 적힌 자리에 가서 앉습니다~
페레그린:하아?? 굳어서 잠깐 서 있다가...
한박자 늦게 뒤를 따라가서 앉습니다. 손에 든게 차가 아니었으면 깼을지도 몰라.
▶:두사람이 자리에 앉아, 영화 상영을 기다리고 있노라면.
이런저런 광고라던가, 비상구 안내 따위가 5분 가량 지나간 후에서야 영화가 시작됩니다.
*
평범한 소녀와 노인이 등장합니다.
평범하다고는 하지만, 그들에게는 작은 비밀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시간을 공유하는 사이라는 겁니다.
나이를 주고 받아가며, 둘은 서로에게 유리한대로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여인으로 변한 노인이 소녀를 따돌리고 남자와 사랑의 도피를 떠납니다.
페레그린:여기서 약간...인상을 찌푸렸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어머...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전개는 아닙니다. 누구나 겪을 만한 충동.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마저 관람합니다.
영화에서 여인이 된 노인은,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나이를 먹으면서, 처음 겪었던 삶과 같은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결국 집안이 몰락하고 맙니다.
자신을 쫓아오는 젊은 날의 환희와 이어지는 불행에.
깊은 밤, 도망쳐나오던 그는 누군가가 내미는 꽃을 건네받습니다.
어둠 속에서 내민 꽃을 무심코 쥐고 마주한 얼굴은, 어느새 노인이 된 소녀였습니다.
영화의 막바지라는 듯, 둘은 지나간 세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알리사 샤로프:그래봤자 결국엔 나이를 넘겨주고 떠나겠지만...
페레그린:영화 분석같은거 하면서 보는 스타일이구나
이 쪽은 이미 차를 다 마신 상태로... 여전히 인상을 찌푸린 채 보고 있었습니다.
"...왜 칼이 아니라 꽃을 들고 찾아왔는지 모르겠네..." 복수충
알리사 샤로프:"저쪽한텐 칼보다 잔인한 복수를 할 능력이 있으니까?" 작게 웃고는 손을 뻗어...찌푸려진 미간을 꾹 누릅니다.
페레그린:그에 대해서는 동의하는지, 아무 말 않은 채 저를 누르는 손을 가만 냅두기만 합니다.
문득, 여인이 된 노인이 묻습니다.
복수가 하고 싶어서 온 거야?
그럼 이 처지가 된 자신에 대해 만족하냐며, 그리 중얼거리다.
이에 소녀였던 노인이 가만 답합니다.
나서서 그러려고 할 것도 없지.
내겐 칼보다 잔인한 복수를 할 능력이 있으니까.
하며, 손을 내미는군요.
알리사 샤로프:"어라." 그대로의 대사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조금 놀랍니다. 정말 복수였구나...
페레그린:맞췄네?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눈썹을 들어올리며 상대 쪽을 흘긋였다가, 다시금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침묵이 흐릅니다.
곧, 둘이 손을 맞잡고.
소녀는 자신의 시간을 떠넘기기 시작합니다.
노인은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도, 늙고, 늙다...순식간에 먼지 더미가 되어 흩어집니다.
가로등 아래로 희뿌연 먼지가 흩날립니다.
처음에 나왔던 소녀, 조금 전 그 자리에 서 있던 노인을 닮은 이가. 덤덤하게 밤길을 걸어나가고.
천천히 화면이 어두워집니다.
▶:그리고, 크레딧과 함께 영화관에 불이 들어오는군요.
알리사 샤로프:결국 원점이네요. 점점 밝아지는 주변의 빛에 익숙해지려 눈을 깜빡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볼 만한 영화는 아니네요~" 맑은 미소
페레그린:"그러게, 평점은 높던 것 같던데." 삐딱~ 하게 앉아있다 천천히 자세를 고칩니다.
"다음에는 아예...영화 말고 다른 걸 고르든 해야겠어..." 쟁반 갈무리함.
알리사 샤로프:영화관에 티세트라니,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기 힘든 풍경이네요.
그리고 역시...맘에 들지 않습니다. 손을 못잡잖아!
"그럼, 다음 크리스마스는 기대하고 있을게요." 실없는 농담을 하고, 같이 영화관을 나옵니다.
페레그린:"...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아무래도, 뭔가 재미있는 걸 하면서 살아온 인생이 아닌지라...
함께 걸음을 옮깁니다.
▶:둘이 상영관을 빠져나오면...
...어라?
돌연 뒤에서 떠들썩한 대화소리가 들립니다.
분명 직전까지도, 사람이라곤 그 이상한 커플이나 점원 뿐이라 느긋하게 즐기고 있었습니다만...
상영관을 빠져나온 지금, 로비는 완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뭘까나. 다음 라인업이 크리스마스 특집이었던 걸까요?
그 사람들의 차림새는 어떤가요? 아까의 커플처럼 여름 복장?
▶:아뇨, 오히려 둘과 비슷한 차림이군요. 지금 날씨에 걸맞은 계절감의 복식입니다.
알리사 샤로프:역시 그 커플이 이상했던거지.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역시 그랬던거지. 크게 신경이 쓰이는 대화는 들리지 않습니다. 날이 많이 따듯하다거나, 크리스마스의 일정이라거나. 그런 것들이 대다수군요.
알리사 샤로프:흐음....
페레그린:와중에 척척 식기 정리하고 옴.
알리사 샤로프:눈을 가늘게 뜨고 사람들을 미심쩍게 바라보다가, 다가오는 기척에 표정을 풉니다.
흐음...
아주 당연하게 당신의 한쪽 손을 잡아옵니다.
"당신은 좋아하겠지만, 역시 티세트를 제공해 주는 영화관은 별로네요."
페레그린:잠시 상대의 표정을 살피듯 하다가... "...왜? 난 나쁘지 않은 구성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얌전히 손을 맞잡습니다. 그거 얼 그레이였어.
알리사 샤로프:제대로 된 미각이 있던 시절에는 다즐링을 좋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렴, 얼 그레이가 좋은 거로 해 둡시다.
"손을 못 잡으니까. 당신이라면 한 손으로도 들 수 있겠지만 루돌프가 한 손으로 티세트를 들고 지나간다면 시선을 끌 수 밖에 없겠죠."
상상해보고...웃음을 터트립니다. 아...재밌다.
페레그린:"...옆에 산타가 손 잡고 걷고 있으면 더 그럴 수 밖에 없겠지..." 따라 상상해보고...음, 잠시 침묵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들고 다니면...웨이터 같은 느낌이 되니, 내가 너무 점원 같지 않나..." 갈까? 하고 출구 방향으로 고갯짓.
알리사 샤로프:사람은 없으니까 괜찮지 않나..라고 말하려다, 급작스레 나타난 인파를 떠올리고 말을 삼킵니다. 마주 고개를 끄덕이고, 걸음을 옮깁니다. 갈까나~
▶:갈까나~ 둘은 영화관을 나섭니다. 겨울이니 이 곳에 들어오기 이전에도 어둡기야 했습니다만, 이제는 완전히 밤이군요.
그런데, 어라...
어디서 개 짖는 소리가.
알리사 샤로프:또 어떤 강아지가 주인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걸까. 그런 것에 주의를 주는 타입은 아니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잠시 소리가 나는 쪽으로 눈길을 줍니다.
▶:방향에는...딱히 보이는게 없군요. 그렇게 짖는 개를 데리고 자리를 피하는게 쉬운 일도 아닐 텐데요.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그렇게 사람이 많을 시기에 산책로나 공원이 아닌 시내로 개를 데려온 사람도 없어보입니다.
알리사 샤로프:뭐야. 설마 페레그린이 짖은 건 아닐테고?
페레그린:짖어서 싸워줘?
알리사 샤로프:그것도 즐겁겠지만. 오늘은 넣어둡시다.
신경쓰지 말고 다음으로 갈까요. 짖던 개가 사라지는 건 이상한 일이지만, 아주 이상한 일도 아니니까. 그 전에, 지금 몇시지?
페레그린:즐겁다면 언젠가 즐거울 시기에 짖으라고 해...
▶:출발해서 노점상을 발견했을 즈음 6시였으니,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아홉시가 될까요? 늦은 시간이라면 늦은 시간인데, 역시 날씨가 좋아 춥지 않습니다.
페레그린: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문득.
"...날이 따뜻하니까,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무리겠군... ...마녀님께서는 아쉬울지도 모르겠어." 러시안이니까
알리사 샤로프:" 제게는 이렇게 선선한 크리스마스가 더 새롭지만." 어깨를 으쓱이고는. "사람이 파묻히지 않을 정도로 온다면 좋을 것 같긴 하네요."
페레그린:"...사람이 아니라 다른 뭐가 파묻히는 건 괜찮은 건가...?" 이를테면...입구 문 절반이라던가 그런?
알리사 샤로프:"흐음~그 정도라면 유쾌하게 치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끄덕끄덕
"마음 깊이 바란다면 내일은 올 지도 모르죠. 하지만 오지 않더라도 좋아요." 생긋
▶:그가 입을 벌려 무언가를 말하려는 순간.
알리사의 눈 앞에, 눈송이 하나가 떨어집니다.
어두웠던 하늘이, 순식간에 더욱 어두워지고, 흐려지더니...
함박눈에 가까운 수준으로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하는군요!
어느 정도냐면, 걷는 것을 포기하고 주변의 가게로 하나둘씩 피신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정도일까요.
알리사 샤로프:"...?"
페레그린:"... ...???"
알리사 샤로프: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은 정말일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그럴지도요.
알리사 샤로프:모자를 사길 잘했나? 점점 눈사람이 되어가는 페레그린을 보며 어디로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약해둔 레스토랑은 근처에...있다/좀 멀다 2
그렇다면, 무턱대고 페레그린의 손을 잡고 근처에 보이는 가게로 들어갑니다. 우산을 사든, 이 곳에서 머무르든 해야죠.
▶:아무래도, 페레그린의 겉옷은 굳이 분류하자면 장모종 개의 털이니까. 눈이 달라붙지 않겠어요?
점점 쏟아지는 -이제는 눈보라라고 불러도 괜찮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나 러시안에겐 익숙한- 눈을 헤치며 걷다보면, 가까운 곳의 카페가 눈에 들어옵니다.
우산까지는 모르겠지만, 눈이 그칠 때까지 시간을 보내기엔 괜찮을 것 같네요.
들어갈까요?
알리사 샤로프:익숙하다고 해도 이브라고 성심성의껏 고른 옷을 망칠 순 없죠. 들어갑니다!
▶:카페 내부로 들어서면, 다행히 아직 자리가 있습니다.
유럽풍의 가구와 로맨틱한 인테리어, 바의 분위기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어요.
자리를 잡아 앉으면 따뜻한 색감의 벽지가 눈에 들어오고, 한쪽엔 정성스럽게 기른 화분과 작은 책장이 놓여있습니다.
스피커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는 재즈가 흘러나오네요.
페레그린:옷이나 머리에 붙은 눈을 털어주면서...메뉴판 쪽을 흘긋였습니다.
알리사 샤로프:급하게 찾아 들어온 것 치고 좋은 가게네요? 가게 주인에게 눈인사를 하고, 메뉴판을 구경...하는 페레그린을 구경합니다.
"아쉬워라. 예약은 취소해야겠네요." 기껏 크리스마스 이브에 맞춰 미리 재료를 전달할 수 있는 가게를 예약해 뒀는데~
페레그린:"여기서 거기까지 가려면... ...역시 눈에 띌 것 같지..." 뒤탈없는 가게인거지? 그럼됐어 있어도 뒤탈없게 해줄게
"어떡할까... ...여기서 그런 디저트를 취급하지는 않을테고. 있으려면 뭘 시키기는 해야겠다만..."
알리사 샤로프:전 나쁜 사람만 잡아먹는 버릇이 있어서 안된다만...아무튼 됐습니다. 실제로 그러지도 못할테니.
"당신은? 설마 아까 차를 마시고 이번에도 차를 고르는 건 아니겠죠."
그런데 진짜 그럴거같아.
페레그린:그럴거였는데
할 말 빼앗겨서 그냥 멀뚱히 마녀님이나 봄
"... ...아침을 먹었다고 점심을 안 먹지는 않지..."
알리사 샤로프:영국인이란!
페레그린이 마실 차와...자신이 먹을 것은 아니지만 당근 케이크를 주문합니다. 이번엔 얼 그레이 대신 다즐링 정도의 차별을 두도록 하죠.
▶:점장으로 보이는 사람은 친절하게 주문을 받습니다.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기다리는 동안 보고 싶은게 있다면 구경하셔도 괜찮겠습니다.
알리사 샤로프:두리번
그럼 핸드폰을 꺼내 카페 전경을 찍고...
개도 찍습니다.
페레그린:엥? 갑자기 찍혀요
나 아직 사슴 상태인데 말야
알리사 샤로프:그러니까 찍은 거지만?
어리둥절 하는 새 5장은 찍었습니다.
"웃어보세요." 당당
페레그린:어이없어....마술사면서 신문명 잘쓰고난리
"...굉장히 어색한 웃음이 나올텐데."
알리사 샤로프:" 그럼요. 귀여운 미소는 저만 보는 것으로 하고 싶으니까~" 스마일~소리 없이 입모양으로 말하며 재촉합니다.
페레그린:여전히 어이없이 바라보다가...어정쩡 웃...음? 같은 걸 합니다... 여권사진과 비슷한 그거.
알리사 샤로프:귀엽긴...찰칵찰칵 찍습니다.
자기 사진도 만족스러운 게 나올 때까지 20장은 더 찍습니다.
▶:너 정말 즐기고있네
찰칵찰칵찰칵...소리 사이로 주문한 다즐링과 케이크가 나옵니다. 향이 좋네요!
페레그린:바로 홀짝....
알리사 샤로프:후훗...그럼 바로 케이크를 받아서
포크로 집고 페레그린을 빤히...
페레그린:이건...아 하라는거군...
알리사 샤로프:순순히 먹기 vs 저항하지만 결국 먹기
페레그린:저항 안하고 순순히 입 벌려서 먹기...
알리사 샤로프: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쏘옥 넣어줍니다.
"산타의 선물이랍니다." 물론 진짜 선물은 따로 있겠지만...지금으로서는 이게.
아무래도 모자도 쓰고 있으니까요.
페레그린:우물우물...하다 삼키고, 차도 한모금 마신 이후에서야...
"...감사히 잘 받도록 하지..." 착한 아이인지는 둘째치고말야
알리사 샤로프:후훗...
따뜻한 카페 안에 있으니까 나가고 싶지 않은 기분입니다. 눈은 아직도 쏟아지나요?
▶:여전히 펑펑 쏟아지고 있군요. 창 너머를 보면 저 멀리서 이 카페를 향해 다가오는 사람도 보이고... 한가롭게 지나가는 순록과도 눈이 마주칩니다.
그러니까 왜?
알리사 샤로프:순록
...왜?
"제가 헛것을 보고 있는 걸까요?" 갸웃.
페레그린:응? 고개 빠꼼 틀어서 창가 봤다가...
왜?
"...여기 러시아인가?"
알리사 샤로프:"러시아라면 곰이 지나다니겠지만?" 고향이었고 곰이었다면 놀라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어요.
페레그린:하...이런거 못받아들이겠어 흐린 런던의 영국인은
알리사 샤로프:"이상한 연구를 할 만한 사람들이 많을 만한 곳이지만..." 이건 역시 좀
순록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은 없나요?
▶:하하호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던지라. 없나? 하는 마음이 들던 순간 누군가가 창가를 바라보고 포크를 떨어트리는군요.
놀라는구나.
알리사 샤로프:미심쩍지만, 즐거운 이브의 일부로 둘까요. 나가서 사건을 조사하고 인류 보호에 힘을 쓸 성의는 없으니까.
"근처에서 이벤트라도 하는 모양이네요."
▶:그럼요, 그런거 한다고 월급 주지는 않으니까.
페레그린:"...순록을 동원해야 할 이벤트가 뭘지 상상도 안 가는데 말이야..." 코에 붉은거 달아주려다가 채여서 죽는 사람이나 나올 거 같고
뭐...순록을 그런데에 동원하는 사람이라면 죽던가...차나 홀짝입니다. 여기 차 좋은 걸 쓰는지 맛이 좋아요.
알리사 샤로프:동물을 온순하게 만드는 예장이나 약, 어느 마술사가 개발해 유통하고 있을수도 있겠다만, 그렇다면 더욱 죽는 편을 좋아하겠네요.
"계획대로 되진 않았지만, 나쁘지 않은 이브네요. " 눈이 오든 비가 오든 같이 있다면 즐거웠을테니까...
페레그린:"그렇게 이야기하니까, 다음에는 정말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 같지만~... ..." 눈앞에서 사람이 죽든...도 포함해야겠고.
▶:그렇게 대화를 하고 있노라면 문 쪽에서 짤랑,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눈발을 뚫고 들어온, 키 큰 여성이 어깨에 쌓인 눈을 털어내며 가게 안을 둘러보다...둘의 테이블 방향으로 곧장 다가옵니다.
???:"안녕하세요?"
알리사 샤로프:"네, 안녕하세요." 친절한 목소리로 인사합니다. 누구지? 기억에 있는 사람인가요?
▶:아뇨, 처음 보는 얼굴이군요. 개도 의아해보이는 낯이니 초면이겠습니다만...
그는 명함을 하나 꺼내더니, 페레그린에게 내밉니다.
???:"급한 일이 있어서 왔는데, 잠깐 시간 좀 빌려주시겠어요?"
페레그린:"... ...뭐야." 슬 미간을 찌푸리며 명함을 받았다가, 그걸 주머니에 찔러넣습니다.
알리사 샤로프:나...무시당했어?
신선한 일이네요. 아무튼 자신에게 용건은 없는 듯하니, 두고 봅니다.
페레그린:잠시 노려보듯 하며 침묵하다...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좋아요, 잠시 빌릴게요. 둘이서 할 이야기라서요." 앉아있는 알리사한테 짧게 고개를 끄덕여보이며 웃습니다.
알리사 샤로프:하아?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모르는 사람인데다, 자신도 아니고 페레그린에게 용건이? 있을 만한 관계는 원한관계밖에 생각이 안 나지만, 그건 이미 다 제거해 뒀는데.
그렇지만 당황한 티를 내고 싶진 않은데다가, 사실 별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 선선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럼, 다녀오세요?" 별 생각 없는 척, 살풋 미소짓고는 잠시 혼자 있기로 합니다.
▶:낯선 이와 페레그린은 당신이 앉은 자리에서 좀 떨어진 테이블에 자리를 잡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는 걸까요?
기다리는 동안 가만 생각을 정리해봐도, 책장의 책을 읽어도. 아예 엿듣는 걸 시도해봐도 좋겠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실패해서 엿들었다는 걸 들켜도 곤란해지니까요. 책장의 책을 읽기로 합니다.
▶:책장으로 눈을 돌리면....혼자 오는 사람들을 위해서일지, 제법 책이 많군요.
그리스로마 신화사랑에 대한 시집이 많고 옆으로는 잡지나 원예에 관한 책이 꽂혀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원예에 대한 책...끌리는데
▶:마녀답다
알리사 샤로프:그럼 원예에 대한 책이나 보면서 다음 시즌에 데려올 분재나 골라 보도록 하죠.
이번에도 흰 꽃이 피는 게 좋겠네요. 백난이라던지.
▶:최신권은 아닌 모양이지만, 그래도 제법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단순히 원예의 기초를 설명하는 페이지로 시작해서 뒤로 갈수록 분재의 종류나 그에 얽힌 이야기를 하는 식이군요.
유감스러운 점이라면, 제법 짧은데다 카탈로그의 역할까지 수행하지는 못했다는 것 정도.
알리사 샤로프:고르는 건 직접 보고 고르는 게 좋으니까, 이 정도로도 만족스럽습니다.
둘은 아직도 이야기중인가요?
▶:아직까지는요, 분위기가 마냥 밝아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저 사람을 물어뜯을 걱정을 할 정도는 아니겠는데.
알리사 샤로프:일단 원한 있는 마술사가 찾아온 건 아닌 모양이니 다행이다만.
이제는 좀 궁금해지네요. 슬슬 찾아올 겸 엿들어 보도록 할까요.
알리사 샤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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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성공.
알리사 샤로프:슬쩍...
내가 모를 만한 일은 없을텐데. 그럼에도 정말 모르는 사람이었단 말이죠?
▶:그러게나 말입니다. 먼 테이블 방향으로 슬쩍 귀를 기울이면, 두런두런 이어지는 말소리 가운데 하나의 문장이 뚜렷하게 들립니다.
???:"당신들이 원인이야."
"협력하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불러올 테니 내일 아침까지 준비를 끝내기 바라."
▶:...도대체 무슨 소리죠?
알리사 샤로프:무슨 소리지...
페레그린의 반응은 어떤가요?
▶:표정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무언가 생각에 빠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알리사 샤로프:협력을 하던 말던 그건 이쪽 맘이고. 반응은 왜 저렇지...
아무튼, 이쯤하면 이야기는 끝낸 것 같으니 다가갑니다.
"그럼 슬슬 마치셨나요?"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떠올라서." 밝은 미소를 짓고 이방인을 바라봅니다. 괜찮죠? 그런 동의를 구하는 듯한...
???:"어머, 애써서 자리까지 피한 건데 이러시면 곤란하죠?"
"뭐어, 용건을 마친 건 맞으니까 방해한 쪽이 앞서 돌아가드리죠." 후후,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선.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 한마디를 남기고 카페 밖으로 사라집니다.
▶:밖을 보면, 어느새 눈이 그쳐있군요.
알리사 샤로프:달리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럼, 무탈히 돌아가시길."
눈이 그쳤구나~집에는 눈사람이 되지 않고 돌아갈 수 있겠네요.
"무슨 얘기 했어요?" 자연스럽게 맞은 편에 앉음
페레그린:"...별 건 아니었어, 으레 이런 상황에서 말 거는 녀석들이 하는 말이야 비슷하지..."
▶:라고, 평상시와 비슷한 목소리로 답하기는 합니다만.
표정이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물어서 이야기해줄 것처럼 보이지도 않지만.
알리사 샤로프:흐음...
숨기고 있는 사실 그 자체보다는,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길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더 놀랍네요.
"페레그린."
"알고 있죠?" 무엇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습니다.
페레그린:"...신경써야 할 건 아니야..." 그리곤, 입을 다뭅니다.
알리사 샤로프:아? 이건 또 새로운걸.
"알고 있다면 됐어요." 감당할 자신이 있는 건지,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내일의 일은 내일의 일. 날이 밝으면 추적을 의뢰해 보도록 할까요.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손을 뻗어 개의 머리카락을 만집니다. "피곤해 보이네요~" 빨리 털어놓는 게 좋지 않을까? 의 완곡한 표현
페레그린:만지는대로 얌전히 있기는 합니다만, 으쓱이고나 말았습니다. 그리고 또 잠시간 침묵했다가.
"나는...원래도 피곤해보이는 상이긴 하지." 웅얼웅얼...
알리사 샤로프:이렇게까지 숨기는 게 티나기도 힘든데...조금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그럼, 눈도 그쳤으니 일단 돌아가도록 할까요. 눈이 언제 또 올지도 모르니까.
▶:그러죠.
카페를 빠져나와, 천천히 돌아갑니다.
▶:조금 전까지, 말 그대로 눈보라와 같던 날씨는 거짓말이었다는 것처럼 메마른 하늘입니다.
돌아가는 길에 마침 눈이 그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군요.
함께 길을 걷는 페레그린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다,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길 반복합니다.
알리사 샤로프:강아지같네...
잠깐도 멈추지 않는 아기강아지세뇌
▶:아무래도 한때 강아지긴 했겠지(요정계니까 아닐수도 있고)
알리사 샤로프:"지금도 털어놓을 생각은 없나요?" 원래 이런 제안을 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안쓰러우니까요.
페레그린:가볍게 으쓱였다가, 다시금 멀거니 하늘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가. 어느 정도 침묵이 이어졌을 때.
"...알리사."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와 동시에, 그쳤던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합니다.
평범한 눈일 뿐인데 시리게 빛나는 것이, 은은한 빛을 뿌리는 새하얀 전경이 부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그가 무슨 말을 할 것 같나요?
알리사 샤로프:미안하다,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그런 류의 말이겠죠. 미안하게도, 이루어 줄 순 없겠지만...
"네." 빛나는 눈발이 쌓인 것을 지긋이 밟아 걸으며, 이어지는 말을 기다립니다.
페레그린:"...미안, 네가 신경쓸 필요가 있는 일은... ..." 말하다,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앓는 듯한 소리를 내다가 이내.
"...앞으로 못 볼지도 모르겠다."
... ...
흰 숨결이 공중에서 흩어집니다.
그리고 곧 그의 얼굴이 붉은빛으로 또 푸른빛으로 겹쳐지고 어지럽게 덮입니다.
겨울이라 일찍 어두워졌던 하늘에 별이 빠르게 움직입니다.
시간이 초자연적으로 빠르게 흐르는 것을 두 눈으로 체감합니다.
적막한 고요 속 마주 본 얼굴 위로 새벽녘이 스치고 건물 저편에서부터 아침을 알리는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찰나에 우리의 밤은 어디로 갔을까요.
한낮에 미처 저물지 못한 샛별만이 눈발 속에서 형형하게 빛납니다.
종소리가 울리고 거리에 캐롤이 흘러나오네요.
순식간에 빠져나갔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의연하게 크리스마스의 오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판대를 정리하던 사람이 외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눈 앞의 그가, 당황스러운 얼굴로.
페레그린:"... ...아니야."
"... ...아니야, 아냐, 아냐..."
"...방금 그건, 그냥 잊어."
▶:그 말을 남긴 채, 도망치듯 당신의 눈 앞에서 사라집니다.
검은 짐승 하나가 눈발을 달리다 시야에서 벗어납니다.
침묵을 유지하던 그것과 달리,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알리사 샤로프:잊겠냐고! 분한 듯 얼굴을 찌푸리고 쫓아가려 하지만...할 수 있을리가.
역시 쫓아가는 게 아니라 잡는 선택을 해야했는데, 실수했습니다.
▶:돌아간 방향을 바라보면, 아마도 집이긴 한 모양이지만요.
그리고 지금부터, 알리사에게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 다음부터, 판정을 무한정 시도할 수 있습니다.
강행과는 별개의 개념으로, 다시 시도하는 것이 아닌 판정 직전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다시 시도하게 되면 이전 판정에 대한 기억은 남지 않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좋아요. 확인했습니다...
시간을 조정하는 것, 고유결계, 혹은 마법에 가까울 기술...바르게스트에게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지만, 어떻습니까, 이미 일어나 버린 것을.
들어가서 허튼 짓을 하기 전에 쫓아가기로 합니다. 집으로 가죠.
▶:그 걸음을 따라잡을 수는 없겠지만, 집으로 돌아갑시다.
▶:집에 돌아오면 어처구니없게도 오루 3시를 넘긴 시각입니다.
크리스마스 당일인데 눈 깜빡했다고 반절을 넘게 날렸네요!
알리사 샤로프:하아아...내 런치타임 예약.
페레그린은 있나요?
▶:우선, 그의 방문은 굳게 닫혀있긴 하군요.
알리사 샤로프:뭐라고...
▶:개가..방문닫기?
알리사 샤로프:"페레그린, 안에 있나요?" 말하면 열어줄지도?
▶:답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직전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주 놀라운 것도 아니기는 합니다만.
알리사 샤로프:하아...제법 새롭지만, 이런 것에 마냥 유쾌해하기엔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봐서.
"순순히 열어줄래요, 아니면 제가 열 때까지 기다릴래요?" 평온한 목소리지만, 진심입니다.
▶:여전히 답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본래라면 이 즈음 열기야 하겠습니다만...
당신이 문 앞에서 세번째 권유를 하거나, 혹은 바로 문을 열기 전.
초인종이 울립니다.
알리사 샤로프:지금 초인종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열쇠를...어디다 뒀더라? 1가지고 있다 2현관에 뒀어~ 2
현관에 다녀오면 손님을 맞아야 하니까~역시 안되겠네요. 짧은 영창과 함께, 방문의 바로 아래에서 검고 끈적한 액체가 뚝뚝 떨어지는 균열이 생겨납니다. 그곳으로부터 날카롭고 굵은 뼛조각이 끼긱거리는 소리를 내며 올라와 문을 가격하고...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은데~" 투정부리는 듯 뾰로통한 톤입니다. 진심이긴 하거든요.
▶:문이 가볍게 부서집니다만, 아...
애초에 잠겨있었는지, 그것조차 불분명할뿐더러. 애초에 아무도 없던 것처럼 비어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현관 쪽에서 방금 있었던 것과 비슷한 소리가 들리는군요.
...아마 열리지 않는 문에 대한 생각이 당신과 비슷했나봅니다.
알리사 샤로프:그게 얼마짜린줄 알고? 자신이 있는 모양이지...
그렇게 나온다면야. 내려가 봅니다.
▶:내려가면, 어딘가의 요원처럼 보이는 복장의 사람들이 다수 모여있는 가운데.
오늘, 아니. 이제 어제일까요? 카페에서 보았던 여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안녕하세요?"
알리사 샤로프:마주 눈웃음을 짓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헛걸음을 하셨네요. 여기엔 없는데."
???:"이런, 정말요? 유감이네, 조치 좀 해 주시지 그러셨어요."
"갈 만한 장소 같은 건...파악이 안 되시려나?"
알리사 샤로프:"후훗, 방해받지만 않았어도 하고 있었으려나요?"
"신경을 써 주시는 건 감사드려요. 하지만 그건 제 관할 하에 있는 것이라. 학원의 비밀 유지와 관련해서도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이 없을 것 같네요." 역시 어제는 너무 분위기를 탄 모양이에요.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다른 면에서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협력해 드리도록 하죠."
???:"비밀 유지가 세계의 위협보다 뒷전일 것 같지는 않네요. 이 쪽도 자세한 이야기를 해드릴 수는 없겠고,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뭐~...싶지만. 아르카디아의 다른 분들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실까 모르겠어요."
"후후...세계 존속, 중요하시죠?"
알리사 샤로프:사실 그렇게까지 중요하진 않긴 한데...
▶:마녀님은 그렇지
알리사 샤로프:"그렇다고 해 둘까요? 멸망하길 바라진 않으니까."
다른 때였다면 자리라도 권했겠지만...지금은 별로 그러고 싶지 않네요. 그렇다고 평소처럼 손님을 ■■하기엔 상황이 좋지 않고.
"같이 세계라도 지키자고 하실 생각인가요?" 나한테?
???:"우선은 그런데, 어째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으신 것처럼 들려요? 허면 세계 존속에 주의를 기울이실 더 높은 분들 명함이라도 주실래요?"
하며 웃다, 노이즈 소리에 잠시 생각하더니 무전기를 꺼내들어 받습니다.
▶:어려움 판정 필요합니다.
알리사 샤로프:"함부로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상냥한 목소리로 대꾸하고...
Liste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시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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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70/35/14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ok
알리사 샤로프:아케마 알리사 해보자고...
▶:여기서 또 재판정도 가능합니다
알리사 샤로프:
Liste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Liste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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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70/35/14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
근데 이래도 가능함
알리사 샤로프:
Liste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Liste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Liste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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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70/35/14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Liste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드디어.
드디어? 무슨 소릴 하는거예요
시도는 한 번 밖에 안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맞아요. 챳! 하고 들었는걸~
S2-004를 비너스에 대응하는 특수 개체로 확정.
격리해서 보호 조치하도록.
▶:눈 앞의 여성을 포함해서, 그 주위에 있는 모든 이들의 시선이 당신에게로 일제히 쏟아집니다.
???:"...제안을 바꿔볼까요."
"당신의 안전과, 세계의 존속을 위해..."
"페레그린, 찾을 때까지 함께하지 않으시겠어요?'"
알리사 샤로프:"어머...말씀은 감사하지만."
"거절한다는 선택지를 상정하시고 말씀하시는 걸까요? 혹은 예의상 하는 말?" 미소 짓는 표정 그대로지만, 눈치가 있다면 분위기 파악은 하겠죠.
???:"어떨까요, 그 학원 소속이시니 머리가 좋으실텐데. 무어라 말씀을 드려야 할까 모르겠어요."
"거절하면 어떻게 반응할 것 같으세요?"
알리사 샤로프:"후훗, 합리적인 선택이 늘 좋은 선택은 아니기에..."
무엇이든 될 권리를 가진 인간이라면 모를까, 망집과 원한으로부터 이루어진 존재라면 거부할 수 없는 의무이자 근본이 있으니, 순순히 도와주겠다~라고 말할 순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름에 달린 체면도 있으니...
그래도, 상황은 나쁘지 않습니다. 마녀에게 영역이란 중요한 요소고, 지금은 확실히 유리한 영역. 천장으로부터 검은 액체와 함께,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긴 뼛조각들이 내려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방문자들을 향하는 궤도로 쏘아집니다.
???:"평소라면 그 말에 동의했을텐데..." 제 앞으로 쏘아지는 공격이 닿기 전 몸을 던져 막는 요원 따위를 흘긋이다.
"이래서 마술사의 영역에 함부로 들어오는게 싫다니까요. 뭐가 나올지 예상하기 어려워서 손해가 막심하다고 할까...아."
"그래도 당신이 택한 방법이 이 집을 부수는게 아니라, 집 안에 있는 이들을 배제하는 쪽이라 다행이에요. 본인의 진지를 보호하려는 쪽이라면, 그래도 최소한은 파악한 셈이 되고..."
"마술을 이기는 건 언제나 강한 힘과 발전한 과학 아니겠어요."
"제 전공은 따로 있지만...물리와 화학은 좋아한답니다."
▶:그 순간.
순식간에 터져나온 가스가 굳게 닫힌 영역 안을 가득 채웁니다.
수면 가스, 당신에게 통하는 것을 보면 아마 마술사를 상대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인간.
당신이 몰랐던, 페레그린에 대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정보전에는 강하다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아아~당했네요. 문을 부술 시간에 빨리 대응해서 설치할 틈을 주지 않았다면 달랐으려나.
"대단하네요. 하지만 회수할 인력이 없다면 어떨까..."
입을 막아봤자 별 도움은 안되겠죠? 그 시간에 한명이라도 더 제거합니다.
???:"아이, 기왕 이렇게 된 거 쉽게 가 주면 얼마나 좋아."
▶:혀 차는, 투정어린 목소리와는 달리 주변인들이 쉽게 죽도록 내버려두고 있기야 합니다만은.
당신이 정신을 잃을 때까지 내버려두면 그만이라 생각하기라도 한 모양이지요.
천천히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하고,
???:"그래도 모처럼이니 중요한 걸 하나 말해줄게요."
"제 이름은 웬디예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곧 시야가 암전합니다.
*
▶:... ...
눈을 뜨면 새하연 공간입니다.
목이 조금 간지럽고 기침이 나오며, 머리도 무겁군요.
주위를 살피면, 이 곳은 한쪽 벽면이 유리로 되어 있는...그러니까, 취조실 같은 공간입니다.
당신이 누워있던 곳은 딱딱한 의자가 아니라, 푹신한 소파였습니다만.
앞에는 테이블이 하나 있고, 그 위에는 깨끗하게 정리된 서류와 펜이 놓여있으며.
▶:그 앞에 웬디가 앉아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공간 파악을 끝내면, 느릿하게 몸을 일으킵니다.
"일어나셨다면 깨워 주시지." 별 생각 없이 하는 말인지 눈 앞의 웬디에겐 눈길을 주지 않고 서류 표지나 봅니다. 뭐라고 적혀 있나요?
웬디:"아이, 알아서 잘 일어나시길래."
"물 한 잔 마실래요? 마시는게 좋긴 할 텐데요, 해독작용이 있거든요." 하며 잔에 담긴 물을 밀어줍니다.
▶:어디보자, 이건...
개인 보호를 위한 동의서와 기관의 방침에 대해 길게 설명되어 있는 서류입니다.
ㅇ길게요, 정말로. 동의 약관이 너무 깁니다.
보험도 아니고, 이렇게 많은 글을 모두 숙지할 수는 없는데요.
▶:어려움 필요.
알리사 샤로프:서류 정도는 눈이 빠지도록 봤으니까...
Library Use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Library Use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쨘.
▶:그 순간 당신의 눈에 들어온 항목 하나.
알리사 샤로프:눈에 띄는 것 몇 개 정도는 있겠지!
▶:[다수의 안전과 세계 보존을 위해 기관의 지시사항에 무조건 따를 것. 이를 위반할 경우 개인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
알리사 샤로프:세계를 지키는 기관치고 너무 강압적이지 않나? 싶지만...
내가 바로 그 세계를 지키는 또 다른 강압적인 기관 소속이네.
▶:아무래도 그렇지.
알리사 샤로프:흐음~그럼 그럼 물을 살펴볼까요? 다른 처리는 되어있지 않은지 마력을 흘려보내봅니다.
원한과 악의가 있다면 제 마력에 감응하겠죠!
▶:물은 정말로 평범한 물입니다. 아니지, 저 말에 따르자면 해독 성분을 가지고 있는 모양인데요.
알리사 샤로프:뭐하는 기관이지...
그럼 일단 마십니다. 받을 건 받아 둬야지...
▶:마시고 나면, 머리가 보다 맑아지는 기분이 드네요. 다른 증상들도 서서히 가라앉으리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유리 너머에는 뭔가 보이는 게 있나요?
▶:그 너머로 몇 명의 사람이 보입니다.
특수 처리가 된 유리인지, 반대편에서는 이 쪽이 안 보이는 듯 시선은 맞지 않고...음.
외견에서 위화감이 느껴지는군요. 마치 개의 주둥이처럼 길쭉한 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과 닮기는 했는데, 명백히 다른 생명체입니다.
알리사 샤로프:개. 그러고 보니 이상하게도 개 소리리가 자주 났었죠.
이렇게 돌아가면 더 수상해지는데~ 하지만 신변을 잡힌 이상 무턱대고 의심해 봤자 별로 좋을 건 없겠습니다.
"서류는 읽어봤답니다. 좋은 이야기네요. 세계 보존."
"하지만 말이에요. 웬디 씨가 하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걸 어떻게 믿겠어요? 겉만 멀쩡하게 세계 존립이니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뒷사정은 어떻게 될 지 모르죠."
"그러니, 이 서류에 사인을 받고 싶으시다면."
"그럴 만한 증거라도 보여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알리사 샤로프:끌려온 게 아니라 여기 주인이라도 되는 마냥, 펜을 다시 서류 위에 올려둡니다.
웬디:"유감이지만, 지금 유리 너머에 있는 것들 이상의 무언가는 동의를 받기 전엔 보여드릴 수 없겠어요."
"여러분들께서도 그 뜻을 세간에 공개한 채로 졸업시험이나, 그런 걸 지속하지는 않으셨잖아요? 비슷하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텐데."
"정보 유출을 꺼리는 것도 제법 비슷해서요, 만일 그렇게까지 거부하시다가, 이 상황이 지속되면..."
"뭐, 페레그린을 만나기 전에 비슷한 상태가 되실 수 있겠네요. 그 사람과는 다른 견종이겠지만." 창 쪽으로 고갯짓.
알리사 샤로프:"아아~곤란하네요." 이사람...나한테 협박이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분명 내 안전을 위해 데려가겠다,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생명 유지만 확인되면 별 문제가 없는 사안인 모양입니다.
"그럼 생각을 바꾸실 때까지 기다리도록 하죠. " 아주 편하게 소파에 눕듯이 앉아서 머리카락 정리하는 데 집중하기로 합니다.
웬디:"오, 이 방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지. 그렇게까지 그냥 머무르고 싶으시다면 마음대로 하세요." 으쓱입니다.
"어차피 여기 계시는데다, 저희는 진지전에 있어서 당신과 같은 방법을 고수하지는 않거든요."
알리사 샤로프:"그것 참 다행이네요~" 웃으며 화답하지만...집중력은 다른 데에 가 있습니다.
응. 그럼 고민하도록 할까요. 한나절 정도? 그 전까진 무슨 일이라고 생기겠죠.
심심하다. 기절하기 전에 근처에 있는 책이라도 잡아채 올걸.
웬디:마찬가지로 느긋하게 휴대전화 따위를 만지는 듯 하다 문득 무언가 생각났다는 양 아, 하는 소리를 냅니다.
"저희가 이 다음에도 손님이 있긴 해서." 응접실이거든요, 하곤 테이블을 두어번 두드립니다.
"방이 마음에 들었구나, 같은 소리를 한 직후에 미안하지만...옮기기는 해야겠어요."
알리사 샤로프:"아뇨, 그냥 들어오라고 하시죠? 마침 궁금한 점도 있는데." 마치 안주인처럼
개의치 않으면, 전처럼 약품을 사용하는 수 밖에 없겠죠? 그렇다면 그것으로 좋습니다. 적어도 효율적인 교섭 방식이 어느 쪽인지 감은 잡을 것 아니겠어요.
웬디:"그래서야 당신 좋은 일에 불과하잖아요? 저희 손님 분께 무례를 저지를 수도 없고, 동의를 않으시는 분께 기밀을 공개할 수도 없고."
"남은 방법은 당신 눈도, 다른 사람 눈도 가리는 거네요."
▶:순간, 무언가가 따끔.
알리사 샤로프:아얏
▶:당신을 찌르는가 싶더니.
이전의 약물과는 다르게, 정신을 잃는 듯 하다가도...곧바로 눈이 뜨입니다만.
눈 앞의 풍경이 순식간에 급변해 있습니다.
이전에 있던 방보다 좁은, 전면이 유리로 된...그러니까, 실험실에나 있을 법한 격리실이군요.
알리사 샤로프:와! 실험자가 아닌 피험자가 되는 날도 오다니.
저 말고는 아무도 없나요?
▶:격리실 내부에는 아무도 없네요. 밖에는 웬디라거나, 예의 요원들 따위가 잔뜩 있겠습니다만.
알리사 샤로프:정말이지...나쁜 아이. 뭐, 협박한 것과는 다르게 아직은 아무것도 없네요. 엄포였거나, 아직 제게서 얻어가야 할 것이 남아있거나.
그럼, 상황을 지켜보도록 합니다. 하루동안 밀린 잠이라도 자 둘까나~
▶:어느 쪽이든 간에 상황이 쉽게 바뀌지는 않겠습니다만, 태도를 바꿀 생각이 없는 건 당신도 마찬가지니까요. 그러니...
대충 시간이나 보냅시다. 잠을 자든, 남들 구경을 하든 하며.
오랜 시간이 지나갈 무렵... ...
음?
알리사 샤로프:
Liste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쫑긋
▶:쫑긋
...머지않은 곳에서, 무언가가 들려옵니다.
굉음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귀를 계속해서 기울여보면.
알리사 샤로프:역시 제대로 된 곳이 아닐 줄 알았다니까.
끼이이이이이익!
▶:...아무리 들어도, 급브레이크를 밟은 차량의 소리 같은 것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앞.
알리사 샤로프:무슨 드래프트를 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는데?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웬디가 있는 방향으로 거대한 무언가가 들이닥치고.
그가 몸을 굴려 피하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알리사 샤로프:
DEX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한 발짝 뒤로 물러납니다.
▶:미리 들은 바가 있었으니까요, 여유롭게 피하는 건 어렵지 않군요.
그래서, 들이닥친 것을 가만 올려다보면...실물 사이즈의 증기기관차입니다. 왜?
알리사 샤로프:왜?
▶:내리는 사람들은 어째 19세기의 복식인데, 손에 든 건 SF에서나 나올 법한 레이저건이군요. 그러니까 왜?
심지어 그들조차 이 꼴이 뭐냐며 불평하고 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증기기관차가 격리실에 들이닥치는...말도 안되는 광경을 무력하게 목도합니다.
▶:그나마 선두에 선 인물은 눈에 익은 차림에, 19세기나 레이저건과는 전혀 연관이 없어보이며.
당신에게도 익숙할, 페레그린이군요.
알리사 샤로프:그 와중에 머리카락이나 옷 등에 떨어진 유리조각이나 정리...어?
왜?
"시간여행이라도 다녀왔나요, 페레그린?" 어리둥절한 낯
▶:사람들의 투덜거림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그는, 대원(아마) 한 사람을 대동하고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페레그린:"...그런 거 아냐."
알리사 샤로프:그럼뭔데
페레그린:"애초에 시간여행이었으면 내가 택할 건 19세기가 아니라... ...아니, 이럴게 아니라..."
"구하러 왔어."
알리사 샤로프:아니
페레그린:"... ..." 잠시 증기 기관차 돌아봄.
알리사 샤로프:"...."
페레그린:"...사정이 좀 있어서, 이런 꼴이다만... ...믿어도 괜찮아..."
알리사 샤로프:흐음....
묘하네요. 구하러 왔다. 같은 대사는 제 쪽에서나 할 대사인 줄 알았는데.
▶:그의 곁에 있던 여성 대원은 다친 곳을 확인하려는 것인지, 당신을 이리저리 살피다.
알리사 샤로프:하지만, 다른 선택지도 없고. 찾던 게 제 발로 굴러왔으니.
▶:곧 무언가 빛나는 구체를 꺼내 듭니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플래시가 터져요.
알리사 샤로프:"으앗..." 눈 찌푸림
▶:"이런, 죄송합니다." 빠르게 사과하고.
"제 이름은 아만다 마르티네즈. 세계정부에서 나왔습니다."
"이곳에서 협정에 위반되는 행동을….지금 설명할 때가 아닌 것 같네요." 하는 말을 마지막으로.
다른 대원을 제압하고 총을 겨누던 웬디를 향해 덤벼드는군요.
"두 분은 뛰세요!"
알리사 샤로프:"설명은 나중에 듣도록 할게요."
일단 이 알 수 없는 곳에서 나가야겠습니다.
뒤의...기묘한 풍경은 무시하고, 페레그린에게 다가가서 , 손을 잡습니다. 안내는 알아서 하도록.
페레그린:손을 맞잡고, 고개를 들어서 빠르게 주변을 살피다, 다시금 당신 쪽을 내려다보다...
제 겉옷을 벗어서 둘러준 후에야 대원이 없는 방향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빠져나간다고 해도, 방향 자체는 연구소의 안쪽이 되었습니다만.
▶:그렇게.
연구소의 B동으로 이동합니다.
건물에 들어서면 로비라고 할 만한 공간도 없이 바로 흰색의 복도가 보입니다.
알리사 샤로프:B동이라는 말은 A동도 있겠다는 말이 되겠군...
▶:아마 동의했다면 보여줬겠지...?
알리사 샤로프:
유감.
▶:마치 아파트 복도와 같은 복도, 통로가 이어지고. 좌우로 아파트 복도처럼 빼곡히 문이 이어집니다.
들어간 순간부터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으며, 통로의 앞뒤로 문이 내려와 큰 소리와 함께 길을 폐쇄합니다.
알리사 샤로프:갇힌 건가?
▶:즉슨 지금 이 곳에는 왼쪽 문오른쪽 문, 통로를 가로막고 있는 문과...
알리사 샤로프:아무래도 환영 인사는 아닌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렇지.
알리사 샤로프:
Spot Hidde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Spot Hidde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통로를 폐쇄하기 위해 내려온 문에 붙어있는 작은 모니터 정도가 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흐음...
모니터에 떠 있는 글자는 없나요?
▶:흠흠. 당장 떠 있는 글자는 없습니다만...
화면을 건드리면, [LOCK]이라고 쓰인 빨간 경고창 아래 암호를 입력하는 키패드가 떠오릅니다.
알리사 샤로프:페레그린 봄
알아?
페레그린:문을 개 발로 팍팍팍팍 해보고 있었는데 안열림.
이 상황에서 눈이 마주치고요...
알리사 샤로프:그거로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페레그린:그러게 안되네...
알리사 샤로프:싱긋 웃고는 모니터 가리킴
"예상 가는 건 없나요?"
페레그린:몸을 움직여서 화면을 슬 들여다보곤...무언가 생각하고 있는지 잠시 앓는 소리를 냅니다.
"... ...마녀님, 좋아하는 거 있어..?"
"...꽃이나, 뭐, 그런 거..."
알리사 샤로프:?
좋아하는 꽃이야 많지만, 지금 상황에서?
"음...흰 장미?"
일단 대답은 해줌
"뭔가 아는 게 있는 모양이군요?"
페레그린:"...그냥, 좀 들었지." 웅얼거리면서 패드에 단어를 입력합니다, white rose.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이 열리는군요.
알리사 샤로프:뭔데
"....?"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주지 않을래요?"
어투는 권유지만. 이야기해 주기 전에는 갈 생각이 없습니다.
페레그린:다시 앓는 소리.
"... ...말하자면 복잡한데..."
"일단 난 먼저 집에 갔어, 거기까진 아실테고. 그 다음에...난데없이 사람들이 들이닥치더라."
"... ...정확히 말하자면, 카펫 아래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쪽에 가깝긴 한데."
여기까지 이해했어? 내 황당함까지?
하는 눈으로 봅니다.
알리사 샤로프:카펫 아래에서
"...그 쪽 사람들도 이상하네요." 마녀가 할 말인가 싶지만, 아무래도 도가 지나치잖아
그럼...흠
잡아당겨서...이리 저리 뜯어봅니다.
다친 곳은 없나?
▶:머리를 뜯는다고 한 줄 알았어. 멀쩡한 당신의 갭니다.
페레그린:당겨짐...
알리사 샤로프:아직은 아니야...
그럼, 뭐...됐습니다. 안전이 먼저죠.
페레그린:"왜, 아르카디아 놈들하고는 좀 더 다른 것 같다만... ...세계정부니 뭐니 하던데, 아까 그 여자 말이야...그 쪽이 이끌고 있대."
"반응할 것도 없이 합류하긴 했는데,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서...일단 같이 있었거든, 그런데 네가 납치당했다잖아... ..."
"...그 이후에, 너는 이 안에 있어서 몰랐을 수도 있는데. 기상이변이 심각하게 일어나서... ...강행 돌파하기로 했어. 그래서 이 꼴이다."
알리사 샤로프:바깥에 또 폭설이 오고 있는 걸까요.
뭐, 아무튼...
페레그린은 마음이 여리니까 힘들었겠지...안심하라는 듯, 꼬옥 안아주고
열린 통로나 살펴보도록 할까요.
▶:꼬옥
열린통로 너머로 나아갈 수 있겠습니다만, 방화벽과 같은 역할이라고 할까요.
전진하다보면 같은 문이 길을 폐쇄하고 있겠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어라. 또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모니터가 있나요?
▶:네, 완전히 동일하군요.
알리사 샤로프:흠...
개 봄.
Earl Gray...타닥타닥
열리나요?
▶:열리지 않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왜지
페레그린:멀뚱...마주봄
알리사 샤로프:이게 아닌가?
페레그린:"뭐 입력했는데...?" 하고 화면을 보면.
▶:[Venus?] 라는 문구만 떠올라 있군요.
알리사 샤로프:?
"비너스." 그리스 신화의 미와 사랑의 여신...입니다만.
비너스를 숭배하는 사이비 교단이라도 되는 모양이네요. 흐음.
페레그린:가만 화면을 바라보다 다시 문득. "...또 좋아하는거 있어?"
알리사 샤로프:"페레그린이 좋아하는 거로는 안 되는 모양이네요~"
흐음
"스노우드롭?"
페레그린:뭘 입력한건데...? 하는 표정으로 snowdrop을 입력하고.
▶:다시금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알리사 샤로프:
Liste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또 무슨소리가...
▶:...조금 전 당신들이 들어왔던 입구 방향에서, 점차 사람들의 다급한 발소리가 가까워지는 듯 합니다.
쫓아오고 있는 모양이에요. 전투를 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마술사나 환상종 같은 부류를 대하는 데 익숙했던 모양이라..
알리사 샤로프:흐으으음...
통제실까지 가면 뭔가 할 수 있으려나.
▶:그럴까나.
알리사 샤로프:그럼~망설이지 말고 다음으로 갈까요.
페레그린의 손을 잡아채서...성큼성큼 가보도록 합시다.
페레그린:자박자박...
알리사 샤로프:그리고 다시 모니터 앞에서 서서...
흐음.
"착한 아이의 스마일~?" 활짝 웃음
페레그린:"...너무 길지 않나?"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꿋꿋하게 입력하긴 해요...
▶:이젠 자연스럽게 열리는군요.
달칵!
알리사 샤로프:"패스워드는 긴 편이 보안에 좋죠." 뻔뻔
"자, 그럼 서두르자구요." 토도돗
이제 마지막?인가?
▶:이제 마지막입니다.
알리사 샤로프:"흐음, 그럼..."
잠시 고민하듯 눈을 굴리다가.
"나쁜 아이의 비명."
페레그린:픽 웃습니다.
"...보안에는 좋다고 하는데...누가 해킹하다가도 무서워서 관두는 쪽으로."
알리사 샤로프:마찬가지로 미소짓습니다.
페레그린:"보안에 기여하겠는데." 느릿느릿 입력하고 나면.
▶:마지막으로 달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알리사 샤로프:그럼 앞에 보이는 것은?
▶:통제실의 입구겠습니다. 오히려 이 쪽은 문이 잠기지 않은 모양이군요.
알리사 샤로프:허술하긴...들어갑니다.
이 공간을 격리할 수 있을 만한 장치는?
▶:통제실 안으로 들어서면...쉽게 발견할 수 있겠군요. 문 옆에 경고문과 함께 비상 감금장치가 붙어있습니다.
[개체가 탈출했을 때 긴급대피하시오] 라는 문구네요.
...감금이 아니라 잠금장치!
버튼을 실수로 누르지 않게, 보호 유리로 덮여있으나 깨는 것이 어렵지는 않겠습니다.
알리사 샤로프:감사하게도 이런 것까지.
보호 유리를 깨고 가동시킵니다.
▶:가동하면, 두꺼운 기계 문이 내려와 방을 격리하듯 견고히 만듭니다.
알리사 샤로프:"자, 그럼...일단 하나는 해결."
▶:바깥과 완벽하게 차단된 것인지 다가오던 사람들의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만.
문제는 닫힌 문이 입구도, 출구도 함께 막아버렸다는 것이겠습니다.
페레그린:"...하나는, 해결."
알리사 샤로프:밖에 있는 누군가가 해결해 주지 않겠어요? 해결해 주지 못하더라도 방법은 있겠죠.
"그럼, 두번째는~"
통제실을 둘러보도록 할까요.
▶:굿 아이디어.
내부엔 거대한 모니터와 함께 번호가 매겨진 방들의 CCTV가 붙어있습니다. 관리번호가 적힌 감금실은 지하 11층까지 존재한다고 하는군요.
아예 잠금 처리되어 있는 감금실도 보이며, 주의를 기울이면 당장 보이지 않는 것을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
=판정이나 행동선언하면 적당히 맞추겠습니다(필수는 아님)
알리사 샤로프:그럼 한 번 둘러볼까요. 어떤 보물들을 데리고 있는지.
CCTV에 보이는 격리실들을 둘러봅니다. 눈에 띄는 건 없나?
▶:즉슨 관리번호가 적힌 감금실들을?
맞다면 1d4를.
알리사 샤로프:그렇습니다.
4
▶:어디보자, 한 화면을 바라보면...은은한 녹색을 띄는 거대한 수족관이 보입니다. 거품이 가득…
아니 거품 덩어리는 마치 숨 쉬듯이 수축하고 팽창하기를 반복합니다.
그 녹색의 점액질 사이엔 빼꼼히 수십 개의 눈이 보였다 감깁니다.
이성 판정. (1D6/1D20)
알리사 샤로프:어머...
SAN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진짜 튼튼하네
알리사 샤로프:4
▶:이성 4 차감.
알리사 샤로프:페레그린이 보기 전에 화면을 바꿉니다.
▶:그러니까...이 기관에서는 단순히 차원 재해에 휘말린 사람들 뿐만 아니라, 생물도 보호하는 모양이죠.
세상 밖으로 풀려나면 역으로 위험하니까?
아무튼, 화면은 다시 기본으로.
알리사 샤로프:"별 건 없네요." 있긴 한데 당신이 보면 안됨
페레그린:"별 거 없어?" 의아함...
알리사 샤로프:하핫...
그럼 잠금 처리된 격리실 쪽은? 이쪽도 볼 수 있나?
▶:그쪽을 선택하자, 통제실 뒤로 무언가 해제되는 소리가 나더니...
벽에 문이 볼록 튀어나옵니다.
알리사 샤로프:어라
"비상구인가?" 그럴 리가
열어봅니다.
▶:손잡이를 당겨 문을 열면, 희고 긴 복도와 4개의 문이 보입니다. 조금 전에 본 것 같은 괴물이 있으려나?
알리사 샤로프:
Spot Hidde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하..
Spot Hidde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Spot Hidde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됐다.
▶:그래...
열린 문에 붙어있는 주의사항이 눈에 들어옵니다.
감금실의 3단계 비상사태가 판단되는 경우 중앙 개폐구가 개방됩니다.
긴급탈출 시 복도 끝의 비상 전원을 눌러주세요.
알리사 샤로프:"긴급탈출..."
어쩌면 탈출구가 보일지도?
▶:네. 즉슨, 이 감금실의 3단계 비상사태를 만들면 되겠군요.
알리사 샤로프:좋아요. 할 일이 정해졌네요.
다만 아까와 같은 괴생명체라면 곤란한데.
▶:아무래도 조금 그렇지.
알리사 샤로프:저라면 몰라도, 페레그린이라면 정말 위험하니까요?
▶:
알리사 샤로프:"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있을래요?"
페레그린:뒤에서 고개 뽁 내밀고 봄
알리사 샤로프:"금방 돌아올테니까."
페레그린:"위험하면 어떡해?"
"마술을 못 쓰게 하는 결계는 없다 해도... ...마술이 통하지 않는 상대나, 못 쓰게 만드는 녀석이나..."
"역으로 내 보구 같은 걸 가진 놈이 있을텐데..." 마술사특공
알리사 샤로프:걱정도 많지...
"그럼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관리실에는 저 혼자 들어가는 대신에, 위험하면 바로 나올게요."
그럼 됐지?
페레그린:흐으으음...조금 신경쓰이는 표정으로 끄덕....하고 성큼 복도에 진입합니다만.
▶:어째서인지, 분명 들어가는 걸음이었는데.
역으로 저 복도에서 나오는 듯한 걸음이 되어 통제실 안으로 걸음을 딛는 꼴이 됩니다.
거울을 통과하는 느낌이려나, 몇 번을 반복해도 페레그린은 진입할 수 없어보입니다.
알리사 샤로프:흠...
"안타깝게도?"
페레그린:"... ..." 허망견...
알리사 샤로프:"곧 돌아올게요." 걱정받는 건 좋지만, 사실 내 걱정만큼이나 무실할 것도 없을지도...
"그리고 이것도 있으니까." 아까 건네받은 코트 쭈욱...들어올림
페레그린:근심걱정....
"...어느 정도의 방어는 해 줄 텐데...그래도 조심하시고..."
알리사 샤로프:끄덕끄덕.
그럼~가볼까요. 첫번째 격리실부터.
▶:그럼~ 복도 안으로 진입하는 동시에.
지금부터 알리사에게 또 변화가 일어납니다.
알리사 샤로프:뭘까나
▶:<심리학> 판정이나 <정신분석> 판정에 성공한 경우 페레그린의 생각이 다이렉트하게 들립니다.
알리사 샤로프:와...
▶:들리는 대상은 어째 그만을 포함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여하튼 이상.
알리사 샤로프:그러니까 한정으로 독심술사가 되는 거구나. 알겠어요.
그럼, 정말로 첫번째 격리실로~
▶:지도만 공개를 해드리겟어요.
자..
첫번째 격리실이라면 [S1-000F]일까요?
알리사 샤로프:가장 가까운 격리실이니, 맞겠군요.
안내사항이 있는지...격리실 입구를 살펴볼까요?
▶:입구 자체에는 없으나, 안으로 들어서면 또 이 하나 더 있고.
높은 테이블 위에 납작한 철제 상자와 깜빡이는 모니터, 행동요령이라 적힌 프린트물이 붙어 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흐음...
그럼 프린트물부터. 이걸 얼마나 창의적으로 어기느냐에 따라 3단계 경보가 울리든 말든 하겠군요.
▶:그렇겠군요. 행동요령이 적힌 프린트물을 확인합니다.
식사 제공 시 021-K 요원의 외모를 유지한다.
마스크로 착용 유지 시간은 1시간 이내이며 한 번 착용한 마스크는 소각장에서 처리한다.
아래 샘플을 통해 요원의 의상과 말투를 검토할 것.
바깥을 묘사하는 모든 언어를 엄격하게 금한다.
대상에게 다른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표현은 지양한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어머...
그야말로 세상으로부터 격리당하고 있군요.
그렇다면 이 철제 상자는 볼 것도 없이 마스크겠지만.
예의상 열어봅니다.
▶:마스크팩처럼 생긴 무언가가 한 장 놓여있습니다. 얼굴에 부착하는 거려나.
그 아래에는 말끔한 외출복이 하나 놓여있네요.
알리사 샤로프:모니터에는?
▶:식사 시간이 아니라며 모니터가 붉은 글씨로 깜빡입니다.
확인 버튼을 누르면 오늘의 식단과 [음성 듣기] [검토] [마스크 확인]이라는 버튼이 나옵니다.
알리사 샤로프:그렇구나...
그럼 마스크가 든 상자를 들고, 문을 열어 봅니다.
▶:문을 열면, 평범한 집의 현관처럼 생긴 공간입니다.
알록달록한 파스텔 톤의 포근한 방이네요.
동그란 아동용 의자, 노란색의 멤버트 옷장. 허리에나 닿는 낮은 가구와 빨간 통에 들어 있는 모형과 장난감 따위가 눈에 들어오고.
햇빛도 들지 않는 작은 창에 귀여운 패턴이 그려진 커튼이 달려 있습니다.
이리저리 아이나 쓸법한 작은 물건을 보고 있으면 동그란 머리통이 눈앞을 스쳐 지나갑니다.
당신을 빤히 올려다보는, 5살 정도 되어보이는 작은 아이는 제법...페레그린을 닮았군요.
S1-000F:"...누구?"
알리사 샤로프:귀엽네...
"안녕하세요. 그러니까..." S1-000F라고 부를 순 없잖아요? 꼬마인데.
"들어와도 될까요?" 생긋~화사~상냥하고 따뜻해 보이는 미소를 걸치고, 좋은 사람임을 어필해 봅니다.
S1-000F:경계하는 표정으로 잠시 찡그렸지만, 아무래도 호기심이 그를 이겼는지 고개를 크게 끄덕입니다.
"...제니퍼 이모 외의 다른 사람은 처음 보는데." 기웃...갸웃...
알리사 샤로프:"제니퍼 이모의 부탁으로, 오늘은 제가 왔답니다~" 허락을 받았으니, 다가갑니다.
자세를 낮춰서, 아이와 눈을 맞춥니다. "오늘은 쭉 혼자 있었어요? 심심했겠네요."
S1-000F:갸우뚱... "식사 시간이 아니면 항상 혼자였는데, 원래 그랬어요." 무슨 이야기? 하고 의아한 투로 말합니다.
"해야 할게 있으니까 심심하지는 않고."
알리사 샤로프:이거 참...
자포자기하는 일면이 있는 점이, 그를 닮았네요.
"해야 할 일이 뭔데요?"
▶:그렇기도 하겠습니다만. 날 때부터 여기 있었다면 무어가 문제인지 모르는 쪽일지도요.
아이는 당신의 말에 스케치북과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자료 중 사진 한 장을 들고 옵니다.
사진에 나온 것은 푸른 괴물, 아이는 그걸 보고 스케치북에 비슷하게 그리고 있군요.
늘어진 혀에 부글거리는 듯한 피부. 어디가 머리인지 알아보기도 힘든 꺼림칙한 형태의 짐승.
불쾌감이 느껴지는 사진입니다. 이성 판정. (0/1)
알리사 샤로프:
SAN Roll
기준치: 81/40/16
굴림: 8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페레그린...닮았네...
▶:차감 없음.
S1-000F:꿈빡
알리사 샤로프:"흐으으음..."
"저, 이 그림과 닮은 사람을 알고 있답니다."
"당신과도 닮았어요." 의미모를 소리 함
S1-000F:"나 이거 닮았어요?" 으으으응?
알리사 샤로프:"그러니까 그게..." 그러니까 내가 데리고 사는 사랑하는 강아지가 있는데 그 강아지가 사실 진짜 강아지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그런데 둘 다이기도 하고...
S1-000F:으으응??
알리사 샤로프:"데리고 올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여기에는 같이 올 수 없었네요."
"나가고 싶진 않아요? " 쓰담쓰담
S1-000F:"밖에는 뭐가 있는데요? 이런게 있어요?" 사진봤다가 알리사봤다가...
알리사 샤로프:"이런 것도 있지만, 훨씬 예쁜 것도 많아요." 예전이었다면 예쁜 꽃이라도 피워내 줄 수 있었겠지만, 지금 자신의 손끝으로부터 태어날 수 있는 건 기이하고 검은 것들 뿐.
아! 핸드폰 꺼냄
▶:
너 문명인이네
알리사 샤로프:그럼그럼~
어제 사진을 잔뜩 찍어둔 건 이날을 위해서였을지도 몰라요.
그럼, 여러 사진들을 보여줍니다. 저택에서 키우는 꽃들에서부터, 고향의 풍경, 사소한 일상, 어제의 일까지.
페레그린의 사진에 왔을 때쯤...
"당신을 닮은 것 같지 않아요?"
S1-000F:사진을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다시 갸웃입니다. "모르겠어요, 닮았구나~"
오히려 다른 사진들이, 바깥의 풍경에 관심이 있었는지 그 즈음에서 눈을 빛냅니다.
▶:방 안의 풍경을 다시 생각해보면.
이 안에는 거울이 없습니다.
이 아이는 바깥의 모습도, 자신의 모습도 모르는 상태겠지요.
알리사 샤로프:그렇다면...잠깐 앵글을 바꿔
찰각
S1-000F:깜짝!
알리사 샤로프:스냅샷을 재빨리 찍어 보여줍니다.
"귀엽네~"
"당신이에요. 이렇게 보니까 닮은 것 같죠?"
S1-000F:반은 어리둥절~ 반은 신기한 표정.
알리사 샤로프:귀엽네...
" 제 이름은 알리사에요."
"당신은?"
그러고보니,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죠. 이름이야말로 자신과 타인을 가르는 가장 강한 지표.
수단적으로 대하고 있긴 하지만 힘을 빌리고 있는 셈이니, 이름을 묻는 성의를 보여야 하기도 하고.
S1-000F:이름이라는 말에 짧게 도리질을 합니다. 이름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알리사 샤로프:"아직 이름이 없다니..." 이건 심하네요. 그런 곳에 가둬 이용하면서 이름도 지어주지 않다니.
"아까 본 당신을 닮은 사람의 이름은 페레그린이에요. 그러니까 그 이름을 조금 바꿔서..."
"이글이라고 할까요."
S1-000F:"어떻게 바꾸면 이글이 되는데요?" 어리둥절2
알리사 샤로프:"같은 맹금류니까?" 대충 닮았잖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이 스스로 지어도 돼요. 결국 당신이 누구인지 정해주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 스스로일테니까."
자 그럼 여기서...
아까 직감한 기묘한 능력이나 써 보도록 할까요.
Psychology Roll
기준치: 10/5/2
굴림: 15
판정결과: 실패
Psychology Roll
기준치: 10/5/2
굴림: 6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이걸 그래도 15랑 6을 내네
페레그린의 심상을 훔쳐봐도 좋겠고, 이 아이의 속마음을 볼 수도 있겠는데요.
어느 쪽을 원하시는지?
알리사 샤로프:흠...이 아이의 속마음 쪽을?
그쪽도 궁금하지만, 조금 뒤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듣기는 하는 거구나
무언가 뚜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보는 또 다른 사람인 당신과, 이 바깥 세상에 큰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정도일까요.
사실, 바깥이 있다는 것도 이제 안 것이지만.
알리사 샤로프:뭐, 그럼 이정도로 된 것으로.
목표는 달성했으니, 일어납니다. 매정하다고 느껴질지 모르겠으나, 할 수 있는 일은 했어요. 이 여파를 어떻게 피워낼지는 본인에게 달린 일.
"그럼, 이글."
"다음에 또 올게요."
"즐거웠어요."
S1-000F:"갈 거예요?"
알리사 샤로프:인사 해줄거지? 기다리고 있음
S1-000F:하고 아쉬운 올려다봤다가, 스케치북에 무언가를 그려선 북, 뜯어서 건네줍니다.
"안녕히 가세요."
알리사 샤로프:뭐...지
아까 그 페레그린을 닮은 그림?
▶:받아보면, 흰 장미가 그려져있네요.
알리사 샤로프:
...미안해
"고마워요!" 아이를 꼭 안아주고, 등을 토닥여준 다음에...
정말로 일어섭니다.
"그럼 또 봐요."
방을 나섭니다.
▶:덜컹, 감금실의 문을 나서는 동시에 사이렌이 짧게 울립니다.
행동요령을 어긴 탓에 비상단계가 올라간 것이겠지요.
알리사 샤로프:미안미안~하지만 이쪽도 다 사정이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건성으로 하고, 두번째 격리실, S2-000L이 있는 곳으로 가봅니다.
여기도 안내문 같은 것이 있나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안내문은 커녕 인기척조차 없습니다. 다만 당황스러운 것은...
이 방, 당신의 집에 있는 페레그린의 방과 동일하다 싶을 정도로 유사하게 세팅되어있네요. 마치 현장을 재현하는 디오라마 같달까.
알리사 샤로프:
INT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설마
▶:만일, 지금 이 도주가 실패해서.
알리사 샤로프:여기다 잡아넣으려고 했어?
▶:그 끝에 이 사람들에게 페레그린이 넘어간다면.
그는 친절하게도, 그에게 익숙하기 그지없는 이 공간에서 생활하게 될 것입니다.
그 사실을 직감합니다.
알리사 샤로프:시간이 갑자기 돌아가거나, 기상이변이 일어난다거나....그건 우연이 아니라 그의 존재와 연관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이런 귀찮은 방법을 채택하는 것을 보면, 죽이는 것으로 끝나진 않는 모양? 혹은 이 정체불명의 단체가 표방하는 것과 달리 세계 존립이 목표가 아니라던가.
아무튼, 쓰여질 일은 없을 방이네요. 이 세계가 불타 사라지더라도 그를 꺼내올 사람이 적어도 한 사람은 있을테니.
좀 어지럽혀 둘까...마음은 굴뚝같지만 나옵니다. 시간 없으니까.
그럼 세번째 격리실로!
▶:세번째로 향합니다. 이쪽은 처음과 같이 또 다른 문이 존재하네요. 높은 테이블 위에 두꺼운 스웨터가 놓여있습니다.
그 옆엔 모니터, 행동요령이라 적힌 프린트물이 붙어 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그럼 프린트물부터~
거동이 불편하니 그것을 제외하고는 부족한 것이 없게끔 늘 살핀다.
지금까지 지원한 물품은 문서를 작성 후 지급한다.
작업 중 돋보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핑계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경우 물건의 지급을 끊는다.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답한다.
그 외의 대화는 최소한으로 한다.
알리사 샤로프:좋아. 그럼 스웨터를 가지고...
들어가 봅시다.
▶:안으로 들어서면 나무로 둘러싸인 동간이 나옵니다. 유난히 낡은 나무 문이었군요, 이 곳의 문은.
생뚱맞게도 오두막의 아늑한 내부입니다. 콘크리트 건물이거늘!
정면을 차지하는 벽난로에 불이 지펴져 타닥, 타는 소리가 나며 그 앞에는 흔들의자가 평화롭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아늑해라~흔들의자에 앉은 사람을 구경하러 갑니다.
"안녕하세요?" 해맑음
▶:그 목소리에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 당신을 돌아봅니다.
등이 굽은 채, 안락한 의자에 앉아있는 노인의 무릎엔 담요가 덮여 있습니다.
마치 두루마리처럼 길게 이어진 종이를 들고 있으며...들여다보면, 오늘 날짜로 찍힌 세계 각지의 뉴스가 적혀있습니다.
S3-000F:"...무언가?"
알리사 샤로프:뉴스...흥미롭지만
일단 눈 앞의 노인분께 예의 차려 대화하는 게 먼저겠죠.
"잠시 들러가는 방문자라고나 할까요~" 사람 좋게 웃으며
무릎담요 위에 가져온 스웨터를 얹어 드립니다.
"누가 앞에 두고 갔더라구요. 택배 주문이라도 하셨나요?"
S3-000F:"으음. 마친 막 갖고 싶은 참이기야 했다만...이렇게 빠르게 지급하는 것은 처음인데." 하고, 스웨터를 들어 살피다 당신에게로 눈을 돌립니다.
"유니폼이 아니군, 외부인인 모양이지."
알리사 샤로프:"네, 그렇답니다." 딱 봐도 수상하기도 하고. 숨기는 일은 무의미하겠죠.
▶:방문자라고 해버렸으니까
알리사 샤로프:그것도 그렇고
"여기엔 얼마 전부터 계셨어요?" 그런 말 하면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가짜치고 잘 만들었네요.
S3-000F:"제법 되었네. 정확히 얼마나 되었는지는 헤아리지 않았다만, 결국 여기 있다는 사실보다 못한 것이니.."
▶:그러게나 말입니다. 아예 방 하나를 오두막으로 개조한 느낌일까요.
알리사 샤로프:"여기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데. 역시 납치되신 걸까요?"
물어볼 필요도 없이 납치되었겠지만.
S3-000F:"아니, 난 내 발로 왔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합의 하에 온 셈이 되겠지만..."
"...내가 몰고 다니는 사건을 감당하기가 어렵더군, 고향이 엉망이 되기 직전에 겨우...이들이 도와줬어."
알리사 샤로프:어머나...
공감할 수는 없지만, 이해할 순 있는 선택입니다. 그런 사람도 있죠. 하지만 자신이 한 선택이라고 언제나 행복할까요?
"후회하진 않으세요?"
S3-000F:"이봐, 젊은이. 난 이 일을 택한 탓에 하루종일 세계 유지보수나 하면서 홀로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에 세계를 망쳤을 걸세. 그러니 후회할 것은 아니지... ..."
"슬프거나, 외롭다거나, 지루하다고 하면...그럴지도 모르겠군."
알리사 샤로프:"역시 그렇죠?" 그럴 줄 알았어.
세계 유지보수...그래. 조~금 감이 옵니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원인불명의 사건으로 차원이나 시간에 관여하는 능력이 생겼고, 이 기관은 그러한 능력자들을 수집하여 세계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감금한다...그런 것이군요.
"그 세계를 지키는 당신이 세계를 보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럼, 이 타이밍에서...
Psychology Roll
기준치: 10/5/2
굴림: 11
판정결과: 실패
Psychology Roll
기준치: 10/5/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알리사 샤로프:
Psychology Roll
기준치: 10/5/2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Psychology Roll
기준치: 10/5/2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Psychology Roll
기준치: 10/5/2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됐다~
▶:됐다~
이번엔 누구 속내??
알리사 샤로프:여기 어르신의
▶:어르신은...말로 한 것과 동일합니다. 당연하지만 외롭고, 반복되는 이 일을 슬슬 지루해하고 있습니다만.
나갈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S3-000F:"세계를 지키는 동시에, 세계를 망칠 수 있음을 주의해야지."
"내가 사랑하던 사람들이 사는 세계인데...어쩌겠어. 애초에 난 나갈 수도 없다네."
알리사 샤로프:나갈 수 없다는 건, 아마도 페레그린이 이곳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과 같이 특수한 처리가 되어 있다는 말이려나...세계를 지키기 위해 나가지 않겠다는 말과는 다르게 들립니다.
"만약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곳에 들어와 세계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한다면, 저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꺼낼거에요."
"설령 그 일 때문에 온 세상이 망가진다고 해도. 아, 오히려 그렇게 된다면, 죄책감 때문이라도 주변에 의지할 수 밖에 없겠죠."
"안타까운 일이에요. 당분간 바빠지시겠어요." 살벌한 이야기를 수다 떨듯 가벼운 어조로 이야기하고는...
나갈 준비를 합니다.
"즐거웠어요. 이름 모를 분."
알리사 샤로프:이 사람에게는 이름이 있겠죠? 하지만 그는 스스로 그것을 버리기로 했으니, 아까와 같이 새로 지어 줄 필요는 없습니다.
S3-000F:"가시게, 방문자.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듯 하니 이상의 말은 필요치 않겠지."
"배웅은 않겠네."
알리사 샤로프:그럼, 돌아보지 않고 나옵니다.
충분히 여파는 있었겠죠! 얼마나 짜릿하겠어요? 내일 신문에 어떤 기사가 올라오게 될 지 아주 기대가 되겠죠.
그럼, 이어서 다음 격리실로.
▶:역시 형태는 동일합니다, 또 다른 문.
높은 테이블 위해 점자로 된 칩이 무수히 놓여있고, 모니터와 행동 요령이라는 프린트물이 존재하며.
당신이 다음 방으로 이동할 때 즈음, 사이렌이 짧게 울렸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역시 제대로 했구나~그럼 여기서.
혼자 둔 페레그린의 마음을...
Psychology Roll
기준치: 10/5/2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Psychology Roll
기준치: 10/5/2
굴림: 15
판정결과: 실패
Psychology Roll
기준치: 10/5/2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Psychology Roll
기준치: 10/5/2
굴림: 6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용케 그래도 5번 안에 성공하네
알리사 샤로프:뭐하고 있으려나...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걱정 반 불안 반의 상태인 모양이군요. 당신이 위험해질까 걱정하는 마음이 반이고...
당신이 예상치 못한 사건을 일으킬까 불안한 마음이 반.
알리사 샤로프:내가 무슨 물가에 둔 애도 아니고...
어이없네. 마지막 격리실의 프린트물을 봅니다.
그가 하는 모든 질문에 대답하지 말 것.
정보를 전달할 땐 대상이 있는 주변 환경과 자세한 묘사를 하지 말 것.
1단계 비상시 바로 마취제를 투여한다.
이에 대한 결제는 필요 없으며 보고는 대상의 경과를 본 다음에 한다.
알리사 샤로프:그래...이번에도 예쁘게 어겨 주도록 하죠~
그럼, 들어갈까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제야 좀 실험실이나 감금실 같은 풍경입니다.
유리벽 하나, 그 앞에 붙어있는 삭막한 책상과 유리 너머의 사람이 보이네요.
가만 바라보면, 눈에 안대를 하고 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
Spot Hidde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Spot Hidde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Spot Hidde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성공~
▶:성공~
양팔을 잇는 가느다란 끈이 보이는군요.
알리사 샤로프:아까의 노인과 달리 비협조적인 타입인가?
"저기요?" 말은 들릴까요.
▶:흠...들리지 않는 것인지, 안쪽의 소파에 기댄 채 하품이나 하고 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어떡하지
▶:조사 가능한 부분은 굵게 줫어
알리사 샤로프:흠...마술을 사용해서 유리를 깬다던가
일단 진정하고 책상부터 봅니다.
▶:네..당신께서는 마술 생각부터 하고 계셨습니다만
책상에 마이크가 붙어있습니다.
ON을 누르면 간단하게 연결되는 모양이고, 그걸 사용해서 유리창 너머와 소통하는 모양이에요.
외에도 가스 분사라던가, 잠금 해제 같은 직관적인 버튼이 보입니다.
알리사 샤로프:나도 참 숙녀가 되려면 멀었다니까~
▶:아이참~
알리사 샤로프:그럼, 마이크의 전원을 올리고, 목소리를 흘려보냅니다.
"안녕하세요?"
S4-000F:"여기서 안녕하면 나는 등신이고, 보고도 물어보는 그쪽을 포함한 여기 놈들은 상등신이지."
알리사 샤로프:"말을 약~간 수사학적으로 다듬어 주신다면 좋을텐데. 뭐, 아무튼."
"당신도 이곳에 잡혀왔나요, 이상한 현상을 일으킨다는 죄목 하에?"
S4-000F:"허? 웬일로 대꾸를 다 하네?"
"그렇지, 잡혀왔지. 인권유린 뒤지게 당하고 있지. 애초에 도시가 그렇게 된게 왜 내 잘못이야?!"
"내가 무슨 수로 도시에 코끼리 비를 내리게 하고, 영화는 또 뭐가 문제냐고?"
알리사 샤로프:"영화 보고 코끼리 비를 내리게 하는 현상도 가능하군요. 정말 말도 안 되는 능력이네." 기관이 흥미를 가지고 인권유린까지 할 만 합니다.
관계자가 페레그린이 아니었다면 소스 공유를 부탁했을지도?
흠...그렇다면
"당신, 비너스라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 아나요?"
S4-000F:"그걸 물어? 너도 여기 놈 아니냐? 말단이야?"
"비너스, 슈퍼 비너스라고 부르던데, 그거. 차원 교란종."
알리사 샤로프:생태 교란종같은 어감...
"슈퍼 비너스. 그렇군요." 그렇다면 Venus?라는 키워드는 비너스가 직접 입력하지 않아서 나타난 문구?
▶:생태 교란종
S4-000F:"왜,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시간이나 공간 같은 걸 왜곡하는건데." 그럼 내 죄는 아니지 않냐고 한번 중얼거리고...
"나는 샐리한테 영향을 받았다나, 그래서 지금 이 꼴 아냐?! 애초에 난 그런게 아니고, 맞다고 해도 내 탓 아니고. 이젠 샐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갑자기 한번, 아까와 같은 사이렌이 울리는군요. 건너편의 저 사람은 모르겠지만...이제 4단계입니다.
알리사 샤로프:흐음~그럼 충분하군!
"그럼, 당신의 죄는 아니죠."
"언젠간 이 사람들에게 한 방 먹여주길 바랄게요."
"조금 힌트를 드릴까요? 이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의 이름은 웬디. 검은 단발에 안경을 쓴 사람."
"이 시설은 작은 연구소의 모양. 다만 그 안에는 거대한 내부구조가 있죠."
"당신에게 도움이 될 정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드렸으니."
알리사 샤로프:"건투를 빌어요. 그럼 이만."
이제 가볼까나~
S4-000F:"그 인간은 알아! 그 새끼, 여기서 나가면..." 이후로는 계속해서 욕이 이어집니다.
▶:그를 뒤로하고, 감금실의 밖으로 나옵니다.
알리사 샤로프:흐음, 그럼...
이제 통로의 끝에 가봅시다.
▶:통로의 끝에 도달하면, 커다랑 레버유리관이 놓여있습니다.
알리사 샤로프:유리관부터 집어들어봅니다.
프린트는 따로 없나~?
▶:안쪽엔 똑같은 동그란 캡슐이 있고 그 안엔 금색 액체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황금 사과 같은 모습이네요.
캡슐 위에는 간단한 주의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3단계 비상시 캡슐은 자동으로 노출된다. 긴급 탈출할 상황이 아니라면 관에 밀어 넣고 잠금 할 것.
5단계 비상시 S3-000F에겐 액체를 섭취. 공간을 무력화하고 반드시 확보할 것. 다른 개체는 2순위로 둔다.
레버를 당기면 개폐구가 열린다. 내려온 사다리를 타고 오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양쪽의 밸트를 신체에 고정해 자동회수 버튼을 이용해야 한다.
알리사 샤로프:
INT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INT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INT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우....
알리사 샤로프:^^
▶:아마 그 캡슐 안의 액체를 마시면, 비너스라고 하는 이들도 이 복도를 지나다닐 수 있는 모양입니다.
알리사 샤로프:아하! 그렇구나.
그럼 그 전에 레버를 당겨봅니다.
텅!
▶:하는 소리와 함께, 천장의 일부분이 열립니다.
차가운 금속 사다리가 일직선으로 떨어지듯 내려옵니다.
알리사 샤로프:성공~그럼
복도를 달려서 기다리고 있을 사람을 데리러 갑시다.
"페레그린~"
페레그린:복도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다친 곳은...없는 것 같고."
알리사 샤로프:"그럼요. 이상한 짓은 안 했답니다~" 그럼그럼
그리고...황금 사과와 같은 약병을 그의 손에 쥐어줍니다.
"마셔요."
설명을 짧게 하는 ㅕㄴ
편.
페레그린:의심... 마시라고 준 것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이상한 짓 쪽의 의심입니다만.
어쨌거나 넘겨준 것을 얌전히 받아먹기는 합니다.
"... ...딱히 달라진 건..없지 않나?" 손 쥐락 펴락...
알리사 샤로프:"지금으로서는."
그럼 그대로 손을 잡아채서...
달립니다! 복도 끝으로.
▶:조금 전 보았던, 천장의 일부분이 열린 통로 끝에 도착합니다. 사다리를 오르나요?
알리사 샤로프:그럼! 올라갑니다.
▶:사다리를 오릅니다.
밖은 다시금 기상이변이 일어났는지,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의 눈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꾹 참고 끝까지 올라가면 옥상이네요, A동 건물과 이어지는 리프트와 헬리포트 위의 헬리콥터가 보입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아수라장이군요.
다른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뒤섞여 총기를 난사하고, 마술이나 방어막 따위로 튕겨내고...
그런 장면이 펼쳐집니다.
페레그린:"얼씨구... ..." 개판 내려다봄
알리사 샤로프:"어머..." 예상 못한 건 아니지만.
세번째 방의 노인분도 만능은 아니구나~
페레그린의 손을 잡습니다. 안정 같은 것 때문이 아니라, 여차할 때 도망치면 안되니까.
"헬리콥터 운전할 줄 알아요?"
사실 지금의 그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페레그린:"아니, 모르지...애초에 하늘은 영역이 아니잖아." 난 땅짐슨
땅짐승..
알리사 샤로프:"그렇다면야." 선택지는 하나뿐이네요!
리프트 쪽으로 갑니다.
페레그린:따라 졸졸졸...
▶:리프트 안로 들어서면, 손잡이 아래에 버튼이 보이네요. 이걸 누르면 움직이는 모양인데.
알리사 샤로프:A동이라고 안전하진 않겠지만, 여기에 있는 건 이미 들켰겠죠.
그럼, 가봅시다~! 버튼을 누릅니다.
▶:좋습니다, 리프트는 짧게 진동하더니 A동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몇몇 사람이 눈치채고 A동 연구실로 가는 것이 보이지만, 그 정도야...
이 리프트, 움직이는게 꼭...
썰매같네요.
유유히~ 여유롭게 미끄러져 A동 건물로 향합니다.
알리사 샤로프: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풍경이 조금....
▶:풍경이 조금... ...
알리사 샤로프:그래...그렇다고 합시다. 일일히 지적하기엔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가자가자!
▶:천천히 나아가고 있을 즈음.
아, B동에 있을 때에는 왜 이 엄청난 소리를 듣지 못했을까요?
저 너머, A동과 그 주변에서 보이는 풍경은 그야말로...개판입니다.
왈왈왈!
멍멍멍!
컹컹컹!
▶:알리사, 지금까지 몇 번 재판정하셨는지 기억하시나요?
알리사 샤로프:그런 걸 기억할리가?
아니,처음부터 무언가를 다시 시도한 기억은 없는데~
▶:그렇지~
잘못 세었을 수도 있지만, 스물 세번 정도 됩니다.
그래요.
2천 3백만마리의 개가 무한히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감금실의 사진에서 보았던 그 형상.
아니, 사실 공중에서 내려다보고 있으니 그저 푸른 바닥에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개들의 울음소리에 사람의 비명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지상은 끝없이 기어 나오는 개떼에 압도당합니다.
기다란 혀를 늘어뜨리고 눈으로 덮일 틈도 없이 바닥을 빠르게 달리며 보이는 모든 것을 조각내 사방에 피가 튑니다.
물론 그 피마저 내리는 눈에, 핥아지는 푸른 혀에 의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이게 대체 뭐냐고요! 이성 판정 (1/1D4+1)
알리사 샤로프:
SAN Roll
기준치: 81/40/16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하핫 재판정할까나~
▶:
하셔도 됩니다.
알리사 샤로프:뭐라고요
SAN Roll
기준치: 81/40/16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SAN Roll
기준치: 81/40/16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좋아~
▶:눈 깜빡하는 사이. 당신은 가만 그 광경을 바라보고.
어디서 2백만마리의 개가 추가로 쏟아져 나옵니다.
알리사 샤로프:이미 많은데 이백만마리 정도 더 들어도 별 탈 없을 겁니다.
흐음....
▶:당신의 눈이 닿는 곳마다 개가 쏟아지고, 무자비한 사냥이 벌어지며.
당신 곁에도, 그를 황망히 지켜보는 한마리가 있습니다.
▶:저 멀리 공원의 시계탑이, 11시 40분을 가리킵니다.
크리스마스가 끝나기 20분 전이네요.
알리사 샤로프:흐으음...
무사히 탈출은 했다만,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고민 끝에...
페레그린:한참 동안이나 그 형국을 바라보다 겨우 한마디, 뱉습니다. "...이게 뭐야..."
알리사 샤로프:"당신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저 난리가 났는데도, 아직 여긴 무사하네요. 이것조차 그가 차원 교란종이기 때문일까.
"자, 그럼 이제..."
"돌아갈까요?"
페레그린:"... ...이 상황에서? 집도 이미 파묻혔을 것 같은데, 아니, 그걸 떠나서..."
"... ...아르카디아 놈들은 뭘 하는거야, 세계가 끝나게 생겼잖아... ..."
알리사 샤로프:"제가 없을 때도 인형들을 가동할 수 있도록 매뉴얼은 작성해 놓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이 아르카디아를 싫어하는데, 그들에게 친절한 차원 따위가 열릴 리가 없잖아요?
"파묻혔다면 이사를 갈까요? 마침... ... ...좀 수리를 해야 할 부분도 있고." 얼버무림
"그리고 뭐, 당신이 그 장소를 소중히 여겼다면 남아 있을지도 모르죠."
선혈이 낭자한 풍경으로부터 고개를 들어, 페레그린을 바라봅니다. 어떤 표정을 하고 있나요?
페레그린:"...알리사, 이사를 갈 수 있는 곳이 있어... ...? 이대로면 유럽이나, 한 대륙은커녕...그냥, 이 세계 자체가 망하지 않겠냐고."
"...내가 뭐 때문에 죽었는데, 그 개새끼들이... ...멋대로 대비를 시작했으면, 잘 해야 할거 아냐...젠장맞을 새끼가..."
손톱 언저리의 거스러미나 살 따위를 불안하게 뜯는 듯 하다, 땅을 내려다 보았다가, 시험 때나 보았던 이상한 표정 같은 것을 해 보이다...
"...왜 또 세계가 이 꼴이 된 거지... ...신경쓸만한게, 아니었는데, 이게..."
"... ...어디까지 알아?"
알리사 샤로프:그렇다면, 그의 손을 잡아 끌어내립니다. 괜찮아, 괜찮아~사실 괜찮을 건 하나도 없지만, 안 괜찮을 건 또 뭐가 있겠어요? 그 정도의 무게감입니다.
"당신이 슈퍼 비너스라는 이상한 이름의 차원 교란종이 되었다는 것과, 평생 가둬서 격리시켜 두지 않으면 이런 일은 앞으로도 벌어질 거라는 것."
"그 정도?"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요."
페레그린:"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사람들과의 격리는 아니긴 한데... ...아냐, 아니지...그래, 그런 격리가 맞을 수도 있고..."
"...이상현상의 구심점이 되는 사람이 있어... ...중요한 건, 그 사람과의 격리지....왜냐면, 왜냐하면 영향을 주는게 그 쪽이니까."
"...그게 일어나지 않으면, 그럼..."
"앞으로를 떠나서, 크리스마스 날에 세상이 망하지 않나...?"
"하하..! 망할, 그게 무슨...개같은 선물이야, 진짜... ..."
알리사 샤로프:구심점이 되는 사람, 아마도... ...
그렇네요. 말도 안되는 패스워드, 네번째 격리실에서 본 사람의 말...
"아~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알겠어요."
더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자신이 밖에 나와 있으면, 제 곁에 있으면 안되니까 죽든 격리되는 하나는 해야 한다~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죠.
"페레그린. 당신은..." 손을 맞잡지 않은 한 손을 뻗어 그의 뺨을 감쌉니다.
"가끔 착각을 하네요. 당신에게 무슨 선택을 할 수 있을 여력이 있을 거라고."
알리사 샤로프:앞으로의 미래 같은 걸 두려워했을까요? 이상한 일입니다. 지옥조차 신의 안배를 받는 인간에게 허락된 곳이죠. 결국 갈 수 있는 곳 따윈 어디에도 없을텐데.
만약 어느 누군가가 받아준다 하더라도, 오래 가지 못할 겁니다. 제가 부수고 불태울테니까.
"어디 갈 생각은 하지 마세요. 그럴 수 있는 미래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당신 앞에 있지 않았어요."
주박과도 같은 말을 속삭이고, 그의 옷깃을 잡아당겨...입을 맞춥니다. 로맨틱한 풍경은 아니지만, 어울리는 풍경이라고 생각해요.
페레그린:"...그런 걸 고르지 않으면 어떡하지...?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선택이고 뭐고 있을 수 없는 상태가 되는데. 그러니까, 나는... ..."
"...여긴, 날 죽인 놈들이 쌓아올린 세계고...날 죽게 만든 새끼들이 지키려는 세계지만, 내가 아끼는 것도 결국 이 안에 있잖아... ..."
"나 때문에 그 모든게 바스라지는게, 어떤 기분인 줄 알아...?"
"망할, 그러니까 진작부터, 그냥...그냥, 한 놈 정도는 죽은 채로 있게 할 것이지. 기억까지 지워 놨으면 그냥...! 그냥, 그냥 없는 놈으로 만들었으면 이렇게 될 일도 없던 거 아냐! 아르카디아, 내가... ..."
"... ...그럼 이제..."
어떻게 해? 처량하게 중얼거리다 저보다 약한 힘에도 순순히 끌려갑니다. 입이 막혔으니 마지막 말을 네가 들었을지 모르겠어. 그래도 넌 뭐든지 알잖아, 선택권도 네가 가지고 있었잖아.
페레그린:그럼 이제 어떻게 해...?
알리사 샤로프:아끼던 것이 바스러지는 기분...당신의 눈을 바라보며 떠올려 봅니다. 솔직해져볼까요? 나쁘지 않습니다. 괜찮은 선이라면.
"당신은 이 곳에 있게 될 거에요. 다른 곳도 아닌, 바로 여기에"
"사랑하는 모든 것이 바스라지는 걸 지켜보게 되겠지만,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끝에 남아 있겠죠."
하긴,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것에는 참으로 애틋해하지만, 당신을 사랑하는 것에는 참으로 잔혹하지.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그러니, 제 옆에 있으세요." 다른 것이 부서져 사라지든, 어떤 우연으로 살아나든,
그건, 그쪽의 일이겠죠. 뭐가 되었든, 저는 이 바스러진 개가 먼지가 되어 사라질 때까지는 가지고 있겠다고 정했으니, 그것만 생각하기로 합니다.
▶:세상은 이 꼴이지만 말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잘못은 아니잖아요?
사실 우리의 잘못이라고 해도, 굳이 책임까지 져 줄 생각은 없습니다.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개 짖는 소리와 함께 캐롤이 들리고. 낭만적인 시계탑이 눈 앞에 있고.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곧 새해가 오고, 겨울을 나려면 멀었잖아요.
시계가 열두시를 알리는 종을 울립니다.
귓가에 울리는 종소리가 유독 길게 느껴집니다.
문득 깨달았을 땐, 울리고 있는 그 소리가 멎지 않습니다.
세계는 어느새 잿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알록달록 빛나던 전등도 소란스럽게 이어지던 비명도 잔잔합니다.
내리던 눈도 그 자리에 멈춰서 마치 둘만이 이곳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문득, 그가 당혹스러운 낯으로 맞잡은 손에 힘을 주는 순간.
시야가 탁한 흰색으로 물듭니다. 따뜻한 빛 속에 있는듯한 감각이에요.
아니, 눈앞이 흰색으로 물든 것이 아니라 광대한 공간이 펼쳐져 있습니다. 마치 유영하듯이 그 공간에 흘러 들어갑니다.
손 안에 온기는 남아있으나, 어느새 페레그린은 보이지 않고.
다만 흰 공간 안에 관문이 여기저기 내걸려있을 뿐입니다.
뒤돌아나온 곳을 보면 개떼들의 습격으로 엉망으로 망가진 연구소가 보입니다.
관문을 더 둘러보면 수몰된 도시나 핵전쟁으로 엉망이 된 황폐한 땅이 보입니다.
차분히 들여다보면 당신이 살던 곳과 같은 아무 문제 없는 세계 또한 존재합니다.
▶:고르자면, 어떠한 세계가 좋나요. 알리사?
알리사 샤로프:망설일 이유가 있을까요.
당신이 무슨 세계를 바랐을지는...사실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뒤돌아나왔던 세계로 돌아갑니다.
원한다면 직접 선택했어야지.
헤엄치듯 유영하는 느낌과 함께, 짧은 눈부심이 지나가고.
볼에 차가움이 내려앉습니다.
눈 내리는 거리에 트리를 장식한 전구가 깜빡입니다.
그 앞에 멍한 표정을 한 페레그린이 서 있습니다.
문득, 그의 시선을 좇아 시계탑 방향으로 고개를 들면.
12월 24일 11시 59분 57초….58초….59초….
그리고….엣취!
...올 해 크리스마스는 성스러운 비너스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비너스를 선택한 자에겐 사랑의 축복을 남기고.
눈을 깜빡이면 아까와 같은 그 순간.
그의 재채기 소리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세상이 폭 잠길 듯이 끝 없이 내리는 눈 속에서 맞이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KPC 생존. 탐사자 생존.
이성 회복 1D10
KPC와 세계를 되돌렸다 1D5
메리 크리스마스! 다시 한번 크리스마스를 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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