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엔 개가 온다
2021-12-29
길거리에 퍼지는 캐롤과 거세게 쏟아지는 눈.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기대되는 이브의 밤. 당신 곁에는 익숙한 그가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 무슨 걱정이 그리 많은지 시름으로 가득한 얼굴이네요.
이제 곧 크리스마스고 우리에겐 하루의 휴일이 더 있는데 뭐가 그렇게 걱정인 거죠?
"나 너에게 할 말이 있는데…."
그는 어렵게 입을 엽니다. 다음 대답을 기다리….
"왈왈!"
응? 뭐라고? 개 짖는 소리가 그의 답을 듣기를 방해하듯 울려 퍼집니다.
다시 한 번만 말해줘! 왈왈! 메리 크리스마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기대되는 이브의 밤. 당신 곁에는 익숙한 그가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 무슨 걱정이 그리 많은지 시름으로 가득한 얼굴이네요.
이제 곧 크리스마스고 우리에겐 하루의 휴일이 더 있는데 뭐가 그렇게 걱정인 거죠?
"나 너에게 할 말이 있는데…."
그는 어렵게 입을 엽니다. 다음 대답을 기다리….
"왈왈!"
응? 뭐라고? 개 짖는 소리가 그의 답을 듣기를 방해하듯 울려 퍼집니다.
다시 한 번만 말해줘! 왈왈! 메리 크리스마스!
장르: CoC
감독: 루뿌
출연: 페레그린,알리사 샤로프

누군가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추구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눈 내리는 날은 좋다기보다 추운 날씨이고.
지금은 덥지도, 춥지도 않게 적당한 겨울 날씨로군요.
거리 곳곳에서 흥겨운 캐롤이 흘러나옵니다.
케이크 가게 앞의 아르바이트생은 두터운 산타 복장에, 땀을 흘리며 케이크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둘은 그런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최근에 입소문을 탔던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고른 건... 1알리사 2페레그린 2
"마음에 드는 영화가 있었나봐요?" 갸웃...

원래-어릴 때-는 이런 날씨도 바람이 불면 추워했습니다만...뭐.
바람이 환상종 가죽을 뚫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요새는 괜찮습니다.
얌전히 영화관을 향해 걷는 중...

추운 기분은 들지 않지만, 그냥 그러고 싶다는 이유로 당신의 팔에 팔짱을 끼고...주변을 둘러보다가
작은 노점상에 눈길을 줍니다.

"...뭐라도...있나?" 난 이럴 때 너무 불안해

루돌프 머리띠를 들어서
당신의 머리 언저리에 두고...눈대중을 합니다.

난 사슴이 아니라 개다.
"...우리 지금 영화 보러 가던 건 알지."

역시 귀여우니까~
뭐라 말할 새도 없이 상큼한 미소를 지은 채로 재빨리 구매해 버립니다.

잠깐 샀잖아
잠깐 아니잖아 그럼




"귀엽네~!" 이상할 정도로 좋아함

"그래서...나 혼자 이걸 쓰고 가나?"

"그렇지만 역시 당신은 수줍음을 많이 타니까..." 역시 혼자 쓰게 하는 건 너무하지...옆에 있던 산타 모자도 같이 구매합니다.
부스럭부스럭...멋지게 써봅니다.
"잘 어울리나요?"

"내가 루돌프라기보다는...크람푸스가 된 느낌이네. 석탄 주워올까." 농담해요
하지만...진짜 주워오라고 시키면 만들러 가야한다.

"올해는 착한 일을 더 많이 한 것 같으니까, 됐답니다~" 어느 쪽인지는 말 안함




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전혀 개의치 않을테고, 개는 신경을 쓰겠지만 어쩌겠어요?
영화관의 입구를 찾아 안으로 들어서면, 마찬가지로 캐롤을 틀어 둔 듯 한데...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불구하고 로비는 한산합니다. 기념일에 이렇게까지 손님이 없다뇨?
둘 외의 다른 사람이라곤, 대기석에 앉아있는 한 커플이 유일합니다.
매점이 마련되어있는, 평범한 영화관입니다만...으음, 사람이 적으니 영 낯설군요.

"...물어볼 필요 없겠지만, 팝콘 필요하신가...?"
그리고 잠시 생각. "...투척 용도로."

그리고 당신의 말에 활짝 미소짓고는..." 그럼, 투척 용도로 하나."
"크리스마스 선물인 셈 치죠~" 누구의?

누군가의 크리스마스에 불쾌감을 하나 더한 것 같습니다만, 석탄은 아니니까 참으라고 합시다. 고개를 가만 끄덕이고 매표소 쪽으로 가요.


매표소 쪽에도 사람은 없을까요?

덕택에 페레그린은 줄 서는 것도 없이 빠르게 표를 받아서, 바로 매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대관이라도 했나요?" 그럴 리는 없겠지만.
역시 팔짱끼고 따라붙습니다.
매점에는 점원이...있나요?

누군가의 마술에 사람이 사라졌다거나 하는 기현상은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손님만 적은 정도입니다.
페레그린 쪽이 별다른 반응이 없는 건... 사람이 없는 쪽을 선호하기 때문이거나.
매점 메뉴판에서 차를 발견했기 때문이겠고요.

이쪽은 생각이 없으니까 마실 것은 따로 고르지 않고, 아까 이야기한 대로 팝콘 한 박스만 주문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사람이 별로 없네요. 걱정되시겠어요." 그새 자연스럽게 점원에게 스몰토크를 시도합니다.

가장 끈적한 놈으로 골랐어.


하면서 팍팍, 카라멜 팝콘을 통 크게 담아주고...
티팟과 찻잔이 잠긴 쟁반 같은 것을 페레그린 쪽으로 내밉니다.

본격적이라 잠깐 어이없었는데...그래도 영국인? 영국개? 의 혼으로서는? 마음에 드는 상황이라 그냥 받았어요.

"특별관이 아니면 곤란하겠네요." 이거 어디다 두고 마셔야 하는 건데?

매점 직원은 그냥...생글생글 서비스 미소로 맛있게 드세요~ 하고 있습니다.

"...그냥 어떻게든 해 볼게..."




그런...본격적인 매점에서 다시금 조금 전에 있던 방향으로 돌아오다보면, 조금 전에 보았던 커플이 여전히 앉아있습니다만...
저 사람들 지금, 겨울이라기엔... ...너무 가벼운 옷차림 아닌가?

에?

심지어 저 커플, 반소매 티에 소매 없는 셔츠 차림입니다.
영화를 기다리는 동안 짧게 이야기라도 나누고 있는 모양인데...그마저도 제법 쇼킹하네요.


들어보면...
"요즘 날씨가 정상이 아니네."
"어제 한여름인 줄 알았어. 아무리 지구온난화다 뭐다 하지만 한계 같지."
"26도까지 올라갔다며. 진짜 어떻게 되려나 보다 오늘도 아무도 밖으로 안 나오잖아."
...랍니다, 응? 지구온난화?


이쪽과는 다르게 미친 사람이거나, 정말 무슨 일이 있거나. 잠시 핸드폰을 꺼내 검색해 봅니다. 최근의 날씨와 지구온난화에 대해.

지구온난화라고 하면 뭐, 평소와 비슷한 걱정스러운 기사 같은게 나옵니다만.
지난 날 상황이 급변했다던가, 그런 이야기는 없네요.

이번엔 개를 보고 "페레그린, 덥나요?"

도리도리.
"네가 안 더운데...내가 더울까?"

끄덕끄덕, 알겠다는 사인을 보냅니다. 가서 이야기를 나누어 봤자 별 도움은 안될 것 같은 일반인일테고,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는 것 밖에 없겠네요.
앞에 앉아서 차 마시는 거나 빠아안히 구경하다가 시간이 되면 입장합니다.


여하튼 당장 대처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적당히 구경하다 상영관으로 향합니다, 3관이군요.
안으로 들어서면...팝콘을 기껏 산 것이 무색하게도,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편한 자리를 골라 앉아도 지적할 사람도 없겠지만.

의심의 눈초리로 페레그린을 바라봅니다.

난...이런 곳에 그렇게까지 돈을 쓸 정도의 할리킹이 아니다.

그리고 표에 적힌 자리에 가서 앉습니다~

한박자 늦게 뒤를 따라가서 앉습니다. 손에 든게 차가 아니었으면 깼을지도 몰라.

이런저런 광고라던가, 비상구 안내 따위가 5분 가량 지나간 후에서야 영화가 시작됩니다.
*
평범한 소녀와 노인이 등장합니다.
평범하다고는 하지만, 그들에게는 작은 비밀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시간을 공유하는 사이라는 겁니다.
나이를 주고 받아가며, 둘은 서로에게 유리한대로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여인으로 변한 노인이 소녀를 따돌리고 남자와 사랑의 도피를 떠납니다.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마저 관람합니다.
영화에서 여인이 된 노인은,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나이를 먹으면서, 처음 겪었던 삶과 같은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결국 집안이 몰락하고 맙니다.
자신을 쫓아오는 젊은 날의 환희와 이어지는 불행에.
깊은 밤, 도망쳐나오던 그는 누군가가 내미는 꽃을 건네받습니다.
어둠 속에서 내민 꽃을 무심코 쥐고 마주한 얼굴은, 어느새 노인이 된 소녀였습니다.
영화의 막바지라는 듯, 둘은 지나간 세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쪽은 이미 차를 다 마신 상태로... 여전히 인상을 찌푸린 채 보고 있었습니다.
"...왜 칼이 아니라 꽃을 들고 찾아왔는지 모르겠네..." 복수충


문득, 여인이 된 노인이 묻습니다.
복수가 하고 싶어서 온 거야?
그럼 이 처지가 된 자신에 대해 만족하냐며, 그리 중얼거리다.
이에 소녀였던 노인이 가만 답합니다.
나서서 그러려고 할 것도 없지.
내겐 칼보다 잔인한 복수를 할 능력이 있으니까.
하며, 손을 내미는군요.


침묵이 흐릅니다.
곧, 둘이 손을 맞잡고.
소녀는 자신의 시간을 떠넘기기 시작합니다.
노인은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도, 늙고, 늙다...순식간에 먼지 더미가 되어 흩어집니다.
가로등 아래로 희뿌연 먼지가 흩날립니다.
처음에 나왔던 소녀, 조금 전 그 자리에 서 있던 노인을 닮은 이가. 덤덤하게 밤길을 걸어나가고.
천천히 화면이 어두워집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볼 만한 영화는 아니네요~" 맑은 미소

"다음에는 아예...영화 말고 다른 걸 고르든 해야겠어..." 쟁반 갈무리함.

그리고 역시...맘에 들지 않습니다. 손을 못잡잖아!
"그럼, 다음 크리스마스는 기대하고 있을게요." 실없는 농담을 하고, 같이 영화관을 나옵니다.

함께 걸음을 옮깁니다.

...어라?
돌연 뒤에서 떠들썩한 대화소리가 들립니다.
분명 직전까지도, 사람이라곤 그 이상한 커플이나 점원 뿐이라 느긋하게 즐기고 있었습니다만...
상영관을 빠져나온 지금, 로비는 완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차림새는 어떤가요? 아까의 커플처럼 여름 복장?






흐음...
아주 당연하게 당신의 한쪽 손을 잡아옵니다.
"당신은 좋아하겠지만, 역시 티세트를 제공해 주는 영화관은 별로네요."

얌전히 손을 맞잡습니다. 그거 얼 그레이였어.

"손을 못 잡으니까. 당신이라면 한 손으로도 들 수 있겠지만 루돌프가 한 손으로 티세트를 들고 지나간다면 시선을 끌 수 밖에 없겠죠."
상상해보고...웃음을 터트립니다. 아...재밌다.

"게다가 그렇게 들고 다니면...웨이터 같은 느낌이 되니, 내가 너무 점원 같지 않나..." 갈까? 하고 출구 방향으로 고갯짓.


그런데, 어라...
어디서 개 짖는 소리가.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그렇게 사람이 많을 시기에 산책로나 공원이 아닌 시내로 개를 데려온 사람도 없어보입니다.



신경쓰지 말고 다음으로 갈까요. 짖던 개가 사라지는 건 이상한 일이지만, 아주 이상한 일도 아니니까. 그 전에, 지금 몇시지?



"...날이 따뜻하니까,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무리겠군... ...마녀님께서는 아쉬울지도 모르겠어." 러시안이니까



"마음 깊이 바란다면 내일은 올 지도 모르죠. 하지만 오지 않더라도 좋아요." 생긋

알리사의 눈 앞에, 눈송이 하나가 떨어집니다.
어두웠던 하늘이, 순식간에 더욱 어두워지고, 흐려지더니...
함박눈에 가까운 수준으로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하는군요!
어느 정도냐면, 걷는 것을 포기하고 주변의 가게로 하나둘씩 피신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정도일까요.





예약해둔 레스토랑은 근처에...있다/좀 멀다 2
그렇다면, 무턱대고 페레그린의 손을 잡고 근처에 보이는 가게로 들어갑니다. 우산을 사든, 이 곳에서 머무르든 해야죠.

점점 쏟아지는 -이제는 눈보라라고 불러도 괜찮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나 러시안에겐 익숙한- 눈을 헤치며 걷다보면, 가까운 곳의 카페가 눈에 들어옵니다.
우산까지는 모르겠지만, 눈이 그칠 때까지 시간을 보내기엔 괜찮을 것 같네요.
들어갈까요?


유럽풍의 가구와 로맨틱한 인테리어, 바의 분위기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어요.
자리를 잡아 앉으면 따뜻한 색감의 벽지가 눈에 들어오고, 한쪽엔 정성스럽게 기른 화분과 작은 책장이 놓여있습니다.
스피커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는 재즈가 흘러나오네요.


"아쉬워라. 예약은 취소해야겠네요." 기껏 크리스마스 이브에 맞춰 미리 재료를 전달할 수 있는 가게를 예약해 뒀는데~

"어떡할까... ...여기서 그런 디저트를 취급하지는 않을테고. 있으려면 뭘 시키기는 해야겠다만..."

"당신은? 설마 아까 차를 마시고 이번에도 차를 고르는 건 아니겠죠."
그런데 진짜 그럴거같아.

할 말 빼앗겨서 그냥 멀뚱히 마녀님이나 봄
"... ...아침을 먹었다고 점심을 안 먹지는 않지..."

페레그린이 마실 차와...자신이 먹을 것은 아니지만 당근 케이크를 주문합니다. 이번엔 얼 그레이 대신 다즐링 정도의 차별을 두도록 하죠.

기다리는 동안 보고 싶은게 있다면 구경하셔도 괜찮겠습니다.

그럼 핸드폰을 꺼내 카페 전경을 찍고...
개도 찍습니다.

나 아직 사슴 상태인데 말야

어리둥절 하는 새 5장은 찍었습니다.
"웃어보세요." 당당

"...굉장히 어색한 웃음이 나올텐데."



자기 사진도 만족스러운 게 나올 때까지 20장은 더 찍습니다.

찰칵찰칵찰칵...소리 사이로 주문한 다즐링과 케이크가 나옵니다. 향이 좋네요!


포크로 집고 페레그린을 빤히...




"산타의 선물이랍니다." 물론 진짜 선물은 따로 있겠지만...지금으로서는 이게.
아무래도 모자도 쓰고 있으니까요.

"...감사히 잘 받도록 하지..." 착한 아이인지는 둘째치고말야

따뜻한 카페 안에 있으니까 나가고 싶지 않은 기분입니다. 눈은 아직도 쏟아지나요?

그러니까 왜?

...왜?
"제가 헛것을 보고 있는 걸까요?" 갸웃.

왜?
"...여기 러시아인가?"



순록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은 없나요?

놀라는구나.

"근처에서 이벤트라도 하는 모양이네요."


뭐...순록을 그런데에 동원하는 사람이라면 죽던가...차나 홀짝입니다. 여기 차 좋은 걸 쓰는지 맛이 좋아요.

"계획대로 되진 않았지만, 나쁘지 않은 이브네요. " 눈이 오든 비가 오든 같이 있다면 즐거웠을테니까...


눈발을 뚫고 들어온, 키 큰 여성이 어깨에 쌓인 눈을 털어내며 가게 안을 둘러보다...둘의 테이블 방향으로 곧장 다가옵니다.



그는 명함을 하나 꺼내더니, 페레그린에게 내밉니다.



신선한 일이네요. 아무튼 자신에게 용건은 없는 듯하니, 두고 봅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모르는 사람인데다, 자신도 아니고 페레그린에게 용건이? 있을 만한 관계는 원한관계밖에 생각이 안 나지만, 그건 이미 다 제거해 뒀는데.
그렇지만 당황한 티를 내고 싶진 않은데다가, 사실 별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 선선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럼, 다녀오세요?" 별 생각 없는 척, 살풋 미소짓고는 잠시 혼자 있기로 합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는 걸까요?
기다리는 동안 가만 생각을 정리해봐도, 책장의 책을 읽어도. 아예 엿듣는 걸 시도해봐도 좋겠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와 사랑에 대한 시집이 많고 옆으로는 잡지나 원예에 관한 책이 꽂혀있습니다.



이번에도 흰 꽃이 피는 게 좋겠네요. 백난이라던지.

유감스러운 점이라면, 제법 짧은데다 카탈로그의 역할까지 수행하지는 못했다는 것 정도.

둘은 아직도 이야기중인가요?


이제는 좀 궁금해지네요. 슬슬 찾아올 겸 엿들어 보도록 할까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내가 모를 만한 일은 없을텐데. 그럼에도 정말 모르는 사람이었단 말이죠?


"협력하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불러올 테니 내일 아침까지 준비를 끝내기 바라."


페레그린의 반응은 어떤가요?


아무튼, 이쯤하면 이야기는 끝낸 것 같으니 다가갑니다.
"그럼 슬슬 마치셨나요?"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떠올라서." 밝은 미소를 짓고 이방인을 바라봅니다. 괜찮죠? 그런 동의를 구하는 듯한...

"뭐어, 용건을 마친 건 맞으니까 방해한 쪽이 앞서 돌아가드리죠." 후후,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선.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 한마디를 남기고 카페 밖으로 사라집니다.


눈이 그쳤구나~집에는 눈사람이 되지 않고 돌아갈 수 있겠네요.
"무슨 얘기 했어요?" 자연스럽게 맞은 편에 앉음


표정이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물어서 이야기해줄 것처럼 보이지도 않지만.

숨기고 있는 사실 그 자체보다는,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길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더 놀랍네요.
"페레그린."
"알고 있죠?" 무엇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습니다.


"알고 있다면 됐어요." 감당할 자신이 있는 건지,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내일의 일은 내일의 일. 날이 밝으면 추적을 의뢰해 보도록 할까요.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손을 뻗어 개의 머리카락을 만집니다. "피곤해 보이네요~" 빨리 털어놓는 게 좋지 않을까? 의 완곡한 표현

"나는...원래도 피곤해보이는 상이긴 하지." 웅얼웅얼...

그럼, 눈도 그쳤으니 일단 돌아가도록 할까요. 눈이 언제 또 올지도 모르니까.

카페를 빠져나와, 천천히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길에 마침 눈이 그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군요.
함께 길을 걷는 페레그린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다,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길 반복합니다.

잠깐도 멈추지 않는 아기강아지세뇌



"...알리사."

그와 동시에, 그쳤던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합니다.
평범한 눈일 뿐인데 시리게 빛나는 것이, 은은한 빛을 뿌리는 새하얀 전경이 부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그가 무슨 말을 할 것 같나요?

"네." 빛나는 눈발이 쌓인 것을 지긋이 밟아 걸으며, 이어지는 말을 기다립니다.

앓는 듯한 소리를 내다가 이내.
"...앞으로 못 볼지도 모르겠다."
... ...
흰 숨결이 공중에서 흩어집니다.
그리고 곧 그의 얼굴이 붉은빛으로 또 푸른빛으로 겹쳐지고 어지럽게 덮입니다.
겨울이라 일찍 어두워졌던 하늘에 별이 빠르게 움직입니다.
시간이 초자연적으로 빠르게 흐르는 것을 두 눈으로 체감합니다.
적막한 고요 속 마주 본 얼굴 위로 새벽녘이 스치고 건물 저편에서부터 아침을 알리는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찰나에 우리의 밤은 어디로 갔을까요.
한낮에 미처 저물지 못한 샛별만이 눈발 속에서 형형하게 빛납니다.
종소리가 울리고 거리에 캐롤이 흘러나오네요.
순식간에 빠져나갔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의연하게 크리스마스의 오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판대를 정리하던 사람이 외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아니야, 아냐, 아냐..."
"...방금 그건, 그냥 잊어."

검은 짐승 하나가 눈발을 달리다 시야에서 벗어납니다.
침묵을 유지하던 그것과 달리,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역시 쫓아가는 게 아니라 잡는 선택을 해야했는데, 실수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알리사에게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 다음부터, 판정을 무한정 시도할 수 있습니다.
강행과는 별개의 개념으로, 다시 시도하는 것이 아닌 판정 직전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다시 시도하게 되면 이전 판정에 대한 기억은 남지 않습니다.

시간을 조정하는 것, 고유결계, 혹은 마법에 가까울 기술...바르게스트에게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지만, 어떻습니까, 이미 일어나 버린 것을.
들어가서 허튼 짓을 하기 전에 쫓아가기로 합니다. 집으로 가죠.


크리스마스 당일인데 눈 깜빡했다고 반절을 넘게 날렸네요!

페레그린은 있나요?






"순순히 열어줄래요, 아니면 제가 열 때까지 기다릴래요?" 평온한 목소리지만, 진심입니다.

당신이 문 앞에서 세번째 권유를 하거나, 혹은 바로 문을 열기 전.
초인종이 울립니다.

열쇠를...어디다 뒀더라? 1가지고 있다 2현관에 뒀어~ 2
현관에 다녀오면 손님을 맞아야 하니까~역시 안되겠네요. 짧은 영창과 함께, 방문의 바로 아래에서 검고 끈적한 액체가 뚝뚝 떨어지는 균열이 생겨납니다. 그곳으로부터 날카롭고 굵은 뼛조각이 끼긱거리는 소리를 내며 올라와 문을 가격하고...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은데~" 투정부리는 듯 뾰로통한 톤입니다. 진심이긴 하거든요.

애초에 잠겨있었는지, 그것조차 불분명할뿐더러. 애초에 아무도 없던 것처럼 비어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현관 쪽에서 방금 있었던 것과 비슷한 소리가 들리는군요.
...아마 열리지 않는 문에 대한 생각이 당신과 비슷했나봅니다.

그렇게 나온다면야. 내려가 봅니다.

오늘, 아니. 이제 어제일까요? 카페에서 보았던 여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헛걸음을 하셨네요. 여기엔 없는데."

"갈 만한 장소 같은 건...파악이 안 되시려나?"

"신경을 써 주시는 건 감사드려요. 하지만 그건 제 관할 하에 있는 것이라. 학원의 비밀 유지와 관련해서도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이 없을 것 같네요." 역시 어제는 너무 분위기를 탄 모양이에요.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다른 면에서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협력해 드리도록 하죠."

"후후...세계 존속, 중요하시죠?"



다른 때였다면 자리라도 권했겠지만...지금은 별로 그러고 싶지 않네요. 그렇다고 평소처럼 손님을 ■■하기엔 상황이 좋지 않고.
"같이 세계라도 지키자고 하실 생각인가요?" 나한테?

하며 웃다, 노이즈 소리에 잠시 생각하더니 무전기를 꺼내들어 받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시할래
기준치: | 70/35/14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근데 이래도 가능함

기준치: | 70/35/14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드디어? 무슨 소릴 하는거예요
시도는 한 번 밖에 안했습니다.

S2-004를 비너스에 대응하는 특수 개체로 확정.
격리해서 보호 조치하도록.


"당신의 안전과, 세계의 존속을 위해..."
"페레그린, 찾을 때까지 함께하지 않으시겠어요?'"

"거절한다는 선택지를 상정하시고 말씀하시는 걸까요? 혹은 예의상 하는 말?" 미소 짓는 표정 그대로지만, 눈치가 있다면 분위기 파악은 하겠죠.

"거절하면 어떻게 반응할 것 같으세요?"

무엇이든 될 권리를 가진 인간이라면 모를까, 망집과 원한으로부터 이루어진 존재라면 거부할 수 없는 의무이자 근본이 있으니, 순순히 도와주겠다~라고 말할 순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름에 달린 체면도 있으니...
그래도, 상황은 나쁘지 않습니다. 마녀에게 영역이란 중요한 요소고, 지금은 확실히 유리한 영역. 천장으로부터 검은 액체와 함께,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긴 뼛조각들이 내려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방문자들을 향하는 궤도로 쏘아집니다.

"이래서 마술사의 영역에 함부로 들어오는게 싫다니까요. 뭐가 나올지 예상하기 어려워서 손해가 막심하다고 할까...아."
"그래도 당신이 택한 방법이 이 집을 부수는게 아니라, 집 안에 있는 이들을 배제하는 쪽이라 다행이에요. 본인의 진지를 보호하려는 쪽이라면, 그래도 최소한은 파악한 셈이 되고..."
"마술을 이기는 건 언제나 강한 힘과 발전한 과학 아니겠어요."
"제 전공은 따로 있지만...물리와 화학은 좋아한답니다."

순식간에 터져나온 가스가 굳게 닫힌 영역 안을 가득 채웁니다.
수면 가스, 당신에게 통하는 것을 보면 아마 마술사를 상대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인간.
당신이 몰랐던, 페레그린에 대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정보전에는 강하다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단하네요. 하지만 회수할 인력이 없다면 어떨까..."
입을 막아봤자 별 도움은 안되겠죠? 그 시간에 한명이라도 더 제거합니다.


당신이 정신을 잃을 때까지 내버려두면 그만이라 생각하기라도 한 모양이지요.
천천히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하고,

"제 이름은 웬디예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눈을 뜨면 새하연 공간입니다.
목이 조금 간지럽고 기침이 나오며, 머리도 무겁군요.
주위를 살피면, 이 곳은 한쪽 벽면이 유리로 되어 있는...그러니까, 취조실 같은 공간입니다.
당신이 누워있던 곳은 딱딱한 의자가 아니라, 푹신한 소파였습니다만.
앞에는 테이블이 하나 있고, 그 위에는 깨끗하게 정리된 서류와 펜이 놓여있으며.


"일어나셨다면 깨워 주시지." 별 생각 없이 하는 말인지 눈 앞의 웬디에겐 눈길을 주지 않고 서류 표지나 봅니다. 뭐라고 적혀 있나요?

"물 한 잔 마실래요? 마시는게 좋긴 할 텐데요, 해독작용이 있거든요." 하며 잔에 담긴 물을 밀어줍니다.

개인 보호를 위한 동의서와 기관의 방침에 대해 길게 설명되어 있는 서류입니다.
ㅇ길게요, 정말로. 동의 약관이 너무 깁니다.
보험도 아니고, 이렇게 많은 글을 모두 숙지할 수는 없는데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쨘.




내가 바로 그 세계를 지키는 또 다른 강압적인 기관 소속이네.


원한과 악의가 있다면 제 마력에 감응하겠죠!


그럼 일단 마십니다. 받을 건 받아 둬야지...



특수 처리가 된 유리인지, 반대편에서는 이 쪽이 안 보이는 듯 시선은 맞지 않고...음.
외견에서 위화감이 느껴지는군요. 마치 개의 주둥이처럼 길쭉한 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과 닮기는 했는데, 명백히 다른 생명체입니다.

이렇게 돌아가면 더 수상해지는데~ 하지만 신변을 잡힌 이상 무턱대고 의심해 봤자 별로 좋을 건 없겠습니다.
"서류는 읽어봤답니다. 좋은 이야기네요. 세계 보존."
"하지만 말이에요. 웬디 씨가 하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걸 어떻게 믿겠어요? 겉만 멀쩡하게 세계 존립이니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뒷사정은 어떻게 될 지 모르죠."
"그러니, 이 서류에 사인을 받고 싶으시다면."
"그럴 만한 증거라도 보여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여러분들께서도 그 뜻을 세간에 공개한 채로 졸업시험이나, 그런 걸 지속하지는 않으셨잖아요? 비슷하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텐데."
"정보 유출을 꺼리는 것도 제법 비슷해서요, 만일 그렇게까지 거부하시다가, 이 상황이 지속되면..."
"뭐, 페레그린을 만나기 전에 비슷한 상태가 되실 수 있겠네요. 그 사람과는 다른 견종이겠지만." 창 쪽으로 고갯짓.

분명 내 안전을 위해 데려가겠다,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생명 유지만 확인되면 별 문제가 없는 사안인 모양입니다.
"그럼 생각을 바꾸실 때까지 기다리도록 하죠. " 아주 편하게 소파에 눕듯이 앉아서 머리카락 정리하는 데 집중하기로 합니다.

"어차피 여기 계시는데다, 저희는 진지전에 있어서 당신과 같은 방법을 고수하지는 않거든요."

응. 그럼 고민하도록 할까요. 한나절 정도? 그 전까진 무슨 일이라고 생기겠죠.
심심하다. 기절하기 전에 근처에 있는 책이라도 잡아채 올걸.

"저희가 이 다음에도 손님이 있긴 해서." 응접실이거든요, 하곤 테이블을 두어번 두드립니다.
"방이 마음에 들었구나, 같은 소리를 한 직후에 미안하지만...옮기기는 해야겠어요."

개의치 않으면, 전처럼 약품을 사용하는 수 밖에 없겠죠? 그렇다면 그것으로 좋습니다. 적어도 효율적인 교섭 방식이 어느 쪽인지 감은 잡을 것 아니겠어요.

"남은 방법은 당신 눈도, 다른 사람 눈도 가리는 거네요."



이전의 약물과는 다르게, 정신을 잃는 듯 하다가도...곧바로 눈이 뜨입니다만.
눈 앞의 풍경이 순식간에 급변해 있습니다.
이전에 있던 방보다 좁은, 전면이 유리로 된...그러니까, 실험실에나 있을 법한 격리실이군요.

저 말고는 아무도 없나요?


그럼, 상황을 지켜보도록 합니다. 하루동안 밀린 잠이라도 자 둘까나~

대충 시간이나 보냅시다. 잠을 자든, 남들 구경을 하든 하며.
오랜 시간이 지나갈 무렵... ...
음?

기준치: | 70/35/14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쫑긋

...머지않은 곳에서, 무언가가 들려옵니다.
굉음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귀를 계속해서 기울여보면.

끼이이이이이익!

당신의 앞.


그가 몸을 굴려 피하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기준치: | 55/27/11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한 발짝 뒤로 물러납니다.

그래서, 들이닥친 것을 가만 올려다보면...실물 사이즈의 증기기관차입니다. 왜?


심지어 그들조차 이 꼴이 뭐냐며 불평하고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익숙할, 페레그린이군요.

왜?
"시간여행이라도 다녀왔나요, 페레그린?" 어리둥절한 낯




"구하러 왔어."





묘하네요. 구하러 왔다. 같은 대사는 제 쪽에서나 할 대사인 줄 알았는데.





"제 이름은 아만다 마르티네즈. 세계정부에서 나왔습니다."
"이곳에서 협정에 위반되는 행동을….지금 설명할 때가 아닌 것 같네요." 하는 말을 마지막으로.
다른 대원을 제압하고 총을 겨누던 웬디를 향해 덤벼드는군요.
"두 분은 뛰세요!"

일단 이 알 수 없는 곳에서 나가야겠습니다.
뒤의...기묘한 풍경은 무시하고, 페레그린에게 다가가서 , 손을 잡습니다. 안내는 알아서 하도록.

제 겉옷을 벗어서 둘러준 후에야 대원이 없는 방향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빠져나간다고 해도, 방향 자체는 연구소의 안쪽이 되었습니다만.

연구소의 B동으로 이동합니다.
건물에 들어서면 로비라고 할 만한 공간도 없이 바로 흰색의 복도가 보입니다.



유감.

들어간 순간부터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으며, 통로의 앞뒤로 문이 내려와 큰 소리와 함께 길을 폐쇄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5/32/13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모니터에 떠 있는 글자는 없나요?

화면을 건드리면, [LOCK]이라고 쓰인 빨간 경고창 아래 암호를 입력하는 키패드가 떠오릅니다.

알아?

이 상황에서 눈이 마주치고요...



"예상 가는 건 없나요?"

"... ...마녀님, 좋아하는 거 있어..?"
"...꽃이나, 뭐, 그런 거..."

좋아하는 꽃이야 많지만, 지금 상황에서?
"음...흰 장미?"
일단 대답은 해줌
"뭔가 아는 게 있는 모양이군요?"


하는 소리와 함께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이 열리는군요.

"....?"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주지 않을래요?"
어투는 권유지만. 이야기해 주기 전에는 갈 생각이 없습니다.

"... ...말하자면 복잡한데..."
"일단 난 먼저 집에 갔어, 거기까진 아실테고. 그 다음에...난데없이 사람들이 들이닥치더라."
"... ...정확히 말하자면, 카펫 아래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쪽에 가깝긴 한데."
여기까지 이해했어? 내 황당함까지?
하는 눈으로 봅니다.

"...그 쪽 사람들도 이상하네요." 마녀가 할 말인가 싶지만, 아무래도 도가 지나치잖아
그럼...흠
잡아당겨서...이리 저리 뜯어봅니다.
다친 곳은 없나?



그럼, 뭐...됐습니다. 안전이 먼저죠.

"반응할 것도 없이 합류하긴 했는데,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서...일단 같이 있었거든, 그런데 네가 납치당했다잖아... ..."
"...그 이후에, 너는 이 안에 있어서 몰랐을 수도 있는데. 기상이변이 심각하게 일어나서... ...강행 돌파하기로 했어. 그래서 이 꼴이다."

뭐, 아무튼...
페레그린은 마음이 여리니까 힘들었겠지...안심하라는 듯, 꼬옥 안아주고
열린 통로나 살펴보도록 할까요.

열린통로 너머로 나아갈 수 있겠습니다만, 방화벽과 같은 역할이라고 할까요.
전진하다보면 같은 문이 길을 폐쇄하고 있겠습니다.



개 봄.
Earl Gray...타닥타닥
열리나요?







"비너스." 그리스 신화의 미와 사랑의 여신...입니다만.
비너스를 숭배하는 사이비 교단이라도 되는 모양이네요. 흐음.


흐음
"스노우드롭?"



기준치: | 70/35/14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또 무슨소리가...

쫓아오고 있는 모양이에요. 전투를 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마술사나 환상종 같은 부류를 대하는 데 익숙했던 모양이라..

통제실까지 가면 뭔가 할 수 있으려나.


페레그린의 손을 잡아채서...성큼성큼 가보도록 합시다.


흐음.
"착한 아이의 스마일~?" 활짝 웃음


달칵!

"자, 그럼 서두르자구요." 토도돗
이제 마지막?인가?


잠시 고민하듯 눈을 굴리다가.
"나쁜 아이의 비명."

"...보안에는 좋다고 하는데...누가 해킹하다가도 무서워서 관두는 쪽으로."






이 공간을 격리할 수 있을 만한 장치는?

[개체가 탈출했을 때 긴급대피하시오] 라는 문구네요.
...감금이 아니라 잠금장치!
버튼을 실수로 누르지 않게, 보호 유리로 덮여있으나 깨는 것이 어렵지는 않겠습니다.

보호 유리를 깨고 가동시킵니다.



문제는 닫힌 문이 입구도, 출구도 함께 막아버렸다는 것이겠습니다.


"그럼, 두번째는~"
통제실을 둘러보도록 할까요.

내부엔 거대한 모니터와 함께 번호가 매겨진 방들의 CCTV가 붙어있습니다. 관리번호가 적힌 감금실은 지하 11층까지 존재한다고 하는군요.
아예 잠금 처리되어 있는 감금실도 보이며, 주의를 기울이면 당장 보이지 않는 것을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
=판정이나 행동선언하면 적당히 맞추겠습니다(필수는 아님)

CCTV에 보이는 격리실들을 둘러봅니다. 눈에 띄는 건 없나?

맞다면 1d4를.

4

아니 거품 덩어리는 마치 숨 쉬듯이 수축하고 팽창하기를 반복합니다.
그 녹색의 점액질 사이엔 빼꼼히 수십 개의 눈이 보였다 감깁니다.
이성 판정. (1D6/1D20)

기준치: | 85/42/17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세상 밖으로 풀려나면 역으로 위험하니까?
아무튼, 화면은 다시 기본으로.



그럼 잠금 처리된 격리실 쪽은? 이쪽도 볼 수 있나?

벽에 문이 볼록 튀어나옵니다.

"비상구인가?" 그럴 리가
열어봅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하..
기준치: | 65/32/13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5/32/13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됐다.

열린 문에 붙어있는 주의사항이 눈에 들어옵니다.
감금실의 3단계 비상사태가 판단되는 경우 중앙 개폐구가 개방됩니다.
긴급탈출 시 복도 끝의 비상 전원을 눌러주세요.

어쩌면 탈출구가 보일지도?


다만 아까와 같은 괴생명체라면 곤란한데.







"마술을 못 쓰게 하는 결계는 없다 해도... ...마술이 통하지 않는 상대나, 못 쓰게 만드는 녀석이나..."
"역으로 내 보구 같은 걸 가진 놈이 있을텐데..." 마술사특공

"그럼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관리실에는 저 혼자 들어가는 대신에, 위험하면 바로 나올게요."
그럼 됐지?


역으로 저 복도에서 나오는 듯한 걸음이 되어 통제실 안으로 걸음을 딛는 꼴이 됩니다.
거울을 통과하는 느낌이려나, 몇 번을 반복해도 페레그린은 진입할 수 없어보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리고 이것도 있으니까." 아까 건네받은 코트 쭈욱...들어올림

"...어느 정도의 방어는 해 줄 텐데...그래도 조심하시고..."

그럼~가볼까요. 첫번째 격리실부터.

지금부터 알리사에게 또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럼, 정말로 첫번째 격리실로~

자..
첫번째 격리실이라면 [S1-000F]일까요?

안내사항이 있는지...격리실 입구를 살펴볼까요?

높은 테이블 위에 납작한 철제 상자와 깜빡이는 모니터, 행동요령이라 적힌 프린트물이 붙어 있습니다.

그럼 프린트물부터. 이걸 얼마나 창의적으로 어기느냐에 따라 3단계 경보가 울리든 말든 하겠군요.

식사 제공 시 021-K 요원의 외모를 유지한다.
마스크로 착용 유지 시간은 1시간 이내이며 한 번 착용한 마스크는 소각장에서 처리한다.
아래 샘플을 통해 요원의 의상과 말투를 검토할 것.
바깥을 묘사하는 모든 언어를 엄격하게 금한다.
대상에게 다른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표현은 지양한다.


그야말로 세상으로부터 격리당하고 있군요.
그렇다면 이 철제 상자는 볼 것도 없이 마스크겠지만.
예의상 열어봅니다.

그 아래에는 말끔한 외출복이 하나 놓여있네요.


확인 버튼을 누르면 오늘의 식단과 [음성 듣기] [검토] [마스크 확인]이라는 버튼이 나옵니다.

그럼 마스크가 든 상자를 들고, 문을 열어 봅니다.

알록달록한 파스텔 톤의 포근한 방이네요.
동그란 아동용 의자, 노란색의 멤버트 옷장. 허리에나 닿는 낮은 가구와 빨간 통에 들어 있는 모형과 장난감 따위가 눈에 들어오고.
햇빛도 들지 않는 작은 창에 귀여운 패턴이 그려진 커튼이 달려 있습니다.
이리저리 아이나 쓸법한 작은 물건을 보고 있으면 동그란 머리통이 눈앞을 스쳐 지나갑니다.
당신을 빤히 올려다보는, 5살 정도 되어보이는 작은 아이는 제법...페레그린을 닮았군요.
December 25, 2021 8:11PM S1-000F:"...누구?"

"안녕하세요. 그러니까..." S1-000F라고 부를 순 없잖아요? 꼬마인데.
"들어와도 될까요?" 생긋~화사~상냥하고 따뜻해 보이는 미소를 걸치고, 좋은 사람임을 어필해 봅니다.
December 25, 2021 8:13PM S1-000F:경계하는 표정으로 잠시 찡그렸지만, 아무래도 호기심이 그를 이겼는지 고개를 크게 끄덕입니다.
"...제니퍼 이모 외의 다른 사람은 처음 보는데." 기웃...갸웃...

자세를 낮춰서, 아이와 눈을 맞춥니다. "오늘은 쭉 혼자 있었어요? 심심했겠네요."
December 25, 2021 8:17PM S1-000F:갸우뚱... "식사 시간이 아니면 항상 혼자였는데, 원래 그랬어요." 무슨 이야기? 하고 의아한 투로 말합니다.
"해야 할게 있으니까 심심하지는 않고."

자포자기하는 일면이 있는 점이, 그를 닮았네요.
"해야 할 일이 뭔데요?"

아이는 당신의 말에 스케치북과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자료 중 사진 한 장을 들고 옵니다.
사진에 나온 것은 푸른 괴물, 아이는 그걸 보고 스케치북에 비슷하게 그리고 있군요.
늘어진 혀에 부글거리는 듯한 피부. 어디가 머리인지 알아보기도 힘든 꺼림칙한 형태의 짐승.
불쾌감이 느껴지는 사진입니다. 이성 판정. (0/1)

기준치: | 81/40/16 |
굴림: | 8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페레그린...닮았네...

December 25, 2021 8:21PM S1-000F:꿈빡

"저, 이 그림과 닮은 사람을 알고 있답니다."
"당신과도 닮았어요." 의미모를 소리 함
December 25, 2021 8:22PM S1-000F:"나 이거 닮았어요?" 으으으응?

December 25, 2021 8:23PM S1-000F:으으응??

"나가고 싶진 않아요? " 쓰담쓰담
December 25, 2021 8:25PM S1-000F:"밖에는 뭐가 있는데요? 이런게 있어요?" 사진봤다가 알리사봤다가...

아! 핸드폰 꺼냄

너 문명인이네

어제 사진을 잔뜩 찍어둔 건 이날을 위해서였을지도 몰라요.
그럼, 여러 사진들을 보여줍니다. 저택에서 키우는 꽃들에서부터, 고향의 풍경, 사소한 일상, 어제의 일까지.
페레그린의 사진에 왔을 때쯤...
"당신을 닮은 것 같지 않아요?"
December 25, 2021 8:30PM S1-000F:사진을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다시 갸웃입니다. "모르겠어요, 닮았구나~"
오히려 다른 사진들이, 바깥의 풍경에 관심이 있었는지 그 즈음에서 눈을 빛냅니다.

이 안에는 거울이 없습니다.
이 아이는 바깥의 모습도, 자신의 모습도 모르는 상태겠지요.

찰각
December 25, 2021 8:31PM S1-000F:깜짝!

"귀엽네~"
"당신이에요. 이렇게 보니까 닮은 것 같죠?"
December 25, 2021 8:32PM S1-000F:반은 어리둥절~ 반은 신기한 표정.

" 제 이름은 알리사에요."
"당신은?"
그러고보니,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죠. 이름이야말로 자신과 타인을 가르는 가장 강한 지표.
수단적으로 대하고 있긴 하지만 힘을 빌리고 있는 셈이니, 이름을 묻는 성의를 보여야 하기도 하고.
December 25, 2021 8:35PM S1-000F:이름이라는 말에 짧게 도리질을 합니다. 이름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아까 본 당신을 닮은 사람의 이름은 페레그린이에요. 그러니까 그 이름을 조금 바꿔서..."
"이글이라고 할까요."
December 25, 2021 8:38PM S1-000F:"어떻게 바꾸면 이글이 되는데요?" 어리둥절2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이 스스로 지어도 돼요. 결국 당신이 누구인지 정해주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 스스로일테니까."
자 그럼 여기서...
아까 직감한 기묘한 능력이나 써 보도록 할까요.
기준치: | 10/5/2 |
굴림: | 1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10/5/2 |
굴림: | 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걸 그래도 15랑 6을 내네
페레그린의 심상을 훔쳐봐도 좋겠고, 이 아이의 속마음을 볼 수도 있겠는데요.
어느 쪽을 원하시는지?

그쪽도 궁금하지만, 조금 뒤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언가 뚜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보는 또 다른 사람인 당신과, 이 바깥 세상에 큰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정도일까요.
사실, 바깥이 있다는 것도 이제 안 것이지만.

목표는 달성했으니, 일어납니다. 매정하다고 느껴질지 모르겠으나, 할 수 있는 일은 했어요. 이 여파를 어떻게 피워낼지는 본인에게 달린 일.
"그럼, 이글."
"다음에 또 올게요."
"즐거웠어요."
December 25, 2021 8:44PM S1-000F:"갈 거예요?"

December 25, 2021 8:45PM S1-000F:하고 아쉬운 올려다봤다가, 스케치북에 무언가를 그려선 북, 뜯어서 건네줍니다.
"안녕히 가세요."

아까 그 페레그린을 닮은 그림?


...미안해
"고마워요!" 아이를 꼭 안아주고, 등을 토닥여준 다음에...
정말로 일어섭니다.
"그럼 또 봐요."
방을 나섭니다.

행동요령을 어긴 탓에 비상단계가 올라간 것이겠지요.

그런 생각을 건성으로 하고, 두번째 격리실, S2-000L이 있는 곳으로 가봅니다.
여기도 안내문 같은 것이 있나요?

이 방, 당신의 집에 있는 페레그린의 방과 동일하다 싶을 정도로 유사하게 세팅되어있네요. 마치 현장을 재현하는 디오라마 같달까.

기준치: | 75/37/15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설마



그는 친절하게도, 그에게 익숙하기 그지없는 이 공간에서 생활하게 될 것입니다.
그 사실을 직감합니다.

이런 귀찮은 방법을 채택하는 것을 보면, 죽이는 것으로 끝나진 않는 모양? 혹은 이 정체불명의 단체가 표방하는 것과 달리 세계 존립이 목표가 아니라던가.
아무튼, 쓰여질 일은 없을 방이네요. 이 세계가 불타 사라지더라도 그를 꺼내올 사람이 적어도 한 사람은 있을테니.
좀 어지럽혀 둘까...마음은 굴뚝같지만 나옵니다. 시간 없으니까.
그럼 세번째 격리실로!

그 옆엔 모니터, 행동요령이라 적힌 프린트물이 붙어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니 그것을 제외하고는 부족한 것이 없게끔 늘 살핀다.
지금까지 지원한 물품은 문서를 작성 후 지급한다.
작업 중 돋보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핑계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경우 물건의 지급을 끊는다.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답한다.
그 외의 대화는 최소한으로 한다.

들어가 봅시다.

생뚱맞게도 오두막의 아늑한 내부입니다. 콘크리트 건물이거늘!
정면을 차지하는 벽난로에 불이 지펴져 타닥, 타는 소리가 나며 그 앞에는 흔들의자가 평화롭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해맑음

등이 굽은 채, 안락한 의자에 앉아있는 노인의 무릎엔 담요가 덮여 있습니다.
마치 두루마리처럼 길게 이어진 종이를 들고 있으며...들여다보면, 오늘 날짜로 찍힌 세계 각지의 뉴스가 적혀있습니다.
December 25, 2021 9:01PM S3-000F:"...무언가?"

일단 눈 앞의 노인분께 예의 차려 대화하는 게 먼저겠죠.
"잠시 들러가는 방문자라고나 할까요~" 사람 좋게 웃으며
무릎담요 위에 가져온 스웨터를 얹어 드립니다.
"누가 앞에 두고 갔더라구요. 택배 주문이라도 하셨나요?"
December 25, 2021 9:04PM S3-000F:"으음. 마친 막 갖고 싶은 참이기야 했다만...이렇게 빠르게 지급하는 것은 처음인데." 하고, 스웨터를 들어 살피다 당신에게로 눈을 돌립니다.
"유니폼이 아니군, 외부인인 모양이지."



"여기엔 얼마 전부터 계셨어요?" 그런 말 하면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가짜치고 잘 만들었네요.
December 25, 2021 9:08PM S3-000F:"제법 되었네. 정확히 얼마나 되었는지는 헤아리지 않았다만, 결국 여기 있다는 사실보다 못한 것이니.."


물어볼 필요도 없이 납치되었겠지만.
December 25, 2021 9:10PM S3-000F:"아니, 난 내 발로 왔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합의 하에 온 셈이 되겠지만..."
"...내가 몰고 다니는 사건을 감당하기가 어렵더군, 고향이 엉망이 되기 직전에 겨우...이들이 도와줬어."

공감할 수는 없지만, 이해할 순 있는 선택입니다. 그런 사람도 있죠. 하지만 자신이 한 선택이라고 언제나 행복할까요?
"후회하진 않으세요?"
December 25, 2021 9:13PM S3-000F:"이봐, 젊은이. 난 이 일을 택한 탓에 하루종일 세계 유지보수나 하면서 홀로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에 세계를 망쳤을 걸세. 그러니 후회할 것은 아니지... ..."
"슬프거나, 외롭다거나, 지루하다고 하면...그럴지도 모르겠군."

세계 유지보수...그래. 조~금 감이 옵니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원인불명의 사건으로 차원이나 시간에 관여하는 능력이 생겼고, 이 기관은 그러한 능력자들을 수집하여 세계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감금한다...그런 것이군요.
"그 세계를 지키는 당신이 세계를 보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럼, 이 타이밍에서...
기준치: | 10/5/2 |
굴림: | 1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10/5/2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10/5/2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10/5/2 |
굴림: | 4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10/5/2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됐다~

이번엔 누구 속내??


나갈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December 25, 2021 9:18PM S3-000F:"세계를 지키는 동시에, 세계를 망칠 수 있음을 주의해야지."
"내가 사랑하던 사람들이 사는 세계인데...어쩌겠어. 애초에 난 나갈 수도 없다네."

"만약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곳에 들어와 세계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한다면, 저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꺼낼거에요."
"설령 그 일 때문에 온 세상이 망가진다고 해도. 아, 오히려 그렇게 된다면, 죄책감 때문이라도 주변에 의지할 수 밖에 없겠죠."
"안타까운 일이에요. 당분간 바빠지시겠어요." 살벌한 이야기를 수다 떨듯 가벼운 어조로 이야기하고는...
나갈 준비를 합니다.
"즐거웠어요. 이름 모를 분."

December 25, 2021 9:25PM S3-000F:"가시게, 방문자.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듯 하니 이상의 말은 필요치 않겠지."
"배웅은 않겠네."

충분히 여파는 있었겠죠! 얼마나 짜릿하겠어요? 내일 신문에 어떤 기사가 올라오게 될 지 아주 기대가 되겠죠.
그럼, 이어서 다음 격리실로.

높은 테이블 위해 점자로 된 칩이 무수히 놓여있고, 모니터와 행동 요령이라는 프린트물이 존재하며.
당신이 다음 방으로 이동할 때 즈음, 사이렌이 짧게 울렸습니다.

혼자 둔 페레그린의 마음을...
기준치: | 10/5/2 |
굴림: | 5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10/5/2 |
굴림: | 1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10/5/2 |
굴림: | 59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10/5/2 |
굴림: | 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용케 그래도 5번 안에 성공하네


당신이 예상치 못한 사건을 일으킬까 불안한 마음이 반.

어이없네. 마지막 격리실의 프린트물을 봅니다.
그가 하는 모든 질문에 대답하지 말 것.
정보를 전달할 땐 대상이 있는 주변 환경과 자세한 묘사를 하지 말 것.
1단계 비상시 바로 마취제를 투여한다.
이에 대한 결제는 필요 없으며 보고는 대상의 경과를 본 다음에 한다.

그럼, 들어갈까요.

유리벽 하나, 그 앞에 붙어있는 삭막한 책상과 유리 너머의 사람이 보이네요.
가만 바라보면, 눈에 안대를 하고 있습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5/32/13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5/32/13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성공~

양팔을 잇는 가느다란 끈이 보이는군요.

"저기요?" 말은 들릴까요.




일단 진정하고 책상부터 봅니다.

책상에 마이크가 붙어있습니다.
ON을 누르면 간단하게 연결되는 모양이고, 그걸 사용해서 유리창 너머와 소통하는 모양이에요.
외에도 가스 분사라던가, 잠금 해제 같은 직관적인 버튼이 보입니다.



"안녕하세요?"
December 25, 2021 9:39PM S4-000F:"여기서 안녕하면 나는 등신이고, 보고도 물어보는 그쪽을 포함한 여기 놈들은 상등신이지."

"당신도 이곳에 잡혀왔나요, 이상한 현상을 일으킨다는 죄목 하에?"
December 25, 2021 9:42PM S4-000F:"허? 웬일로 대꾸를 다 하네?"
"그렇지, 잡혀왔지. 인권유린 뒤지게 당하고 있지. 애초에 도시가 그렇게 된게 왜 내 잘못이야?!"
"내가 무슨 수로 도시에 코끼리 비를 내리게 하고, 영화는 또 뭐가 문제냐고?"

관계자가 페레그린이 아니었다면 소스 공유를 부탁했을지도?
흠...그렇다면
"당신, 비너스라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 아나요?"
December 25, 2021 9:47PM S4-000F:"그걸 물어? 너도 여기 놈 아니냐? 말단이야?"
"비너스, 슈퍼 비너스라고 부르던데, 그거. 차원 교란종."

"슈퍼 비너스. 그렇군요." 그렇다면 Venus?라는 키워드는 비너스가 직접 입력하지 않아서 나타난 문구?

December 25, 2021 9:49PM S4-000F:"왜,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시간이나 공간 같은 걸 왜곡하는건데." 그럼 내 죄는 아니지 않냐고 한번 중얼거리고...
"나는 샐리한테 영향을 받았다나, 그래서 지금 이 꼴 아냐?! 애초에 난 그런게 아니고, 맞다고 해도 내 탓 아니고. 이젠 샐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그럼, 당신의 죄는 아니죠."
"언젠간 이 사람들에게 한 방 먹여주길 바랄게요."
"조금 힌트를 드릴까요? 이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의 이름은 웬디. 검은 단발에 안경을 쓴 사람."
"이 시설은 작은 연구소의 모양. 다만 그 안에는 거대한 내부구조가 있죠."
"당신에게 도움이 될 정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드렸으니."

이제 가볼까나~
December 25, 2021 9:55PM S4-000F:"그 인간은 알아! 그 새끼, 여기서 나가면..." 이후로는 계속해서 욕이 이어집니다.


이제 통로의 끝에 가봅시다.


프린트는 따로 없나~?

캡슐 위에는 간단한 주의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3단계 비상시 캡슐은 자동으로 노출된다. 긴급 탈출할 상황이 아니라면 관에 밀어 넣고 잠금 할 것.
5단계 비상시 S3-000F에겐 액체를 섭취. 공간을 무력화하고 반드시 확보할 것. 다른 개체는 2순위로 둔다.
레버를 당기면 개폐구가 열린다. 내려온 사다리를 타고 오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양쪽의 밸트를 신체에 고정해 자동회수 버튼을 이용해야 한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5/37/15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5/37/15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럼 그 전에 레버를 당겨봅니다.
텅!

차가운 금속 사다리가 일직선으로 떨어지듯 내려옵니다.

복도를 달려서 기다리고 있을 사람을 데리러 갑시다.
"페레그린~"

"다친 곳은...없는 것 같고."

그리고...황금 사과와 같은 약병을 그의 손에 쥐어줍니다.
"마셔요."
설명을 짧게 하는 ㅕㄴ
편.

어쨌거나 넘겨준 것을 얌전히 받아먹기는 합니다.
"... ...딱히 달라진 건..없지 않나?" 손 쥐락 펴락...

그럼 그대로 손을 잡아채서...
달립니다! 복도 끝으로.



밖은 다시금 기상이변이 일어났는지,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의 눈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꾹 참고 끝까지 올라가면 옥상이네요, A동 건물과 이어지는 리프트와 헬리포트 위의 헬리콥터가 보입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아수라장이군요.
다른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뒤섞여 총기를 난사하고, 마술이나 방어막 따위로 튕겨내고...
그런 장면이 펼쳐집니다.


세번째 방의 노인분도 만능은 아니구나~
페레그린의 손을 잡습니다. 안정 같은 것 때문이 아니라, 여차할 때 도망치면 안되니까.
"헬리콥터 운전할 줄 알아요?"
사실 지금의 그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땅짐승..

리프트 쪽으로 갑니다.



그럼, 가봅시다~! 버튼을 누릅니다.

몇몇 사람이 눈치채고 A동 연구실로 가는 것이 보이지만, 그 정도야...
이 리프트, 움직이는게 꼭...
썰매같네요.
유유히~ 여유롭게 미끄러져 A동 건물로 향합니다.



가자가자!

아, B동에 있을 때에는 왜 이 엄청난 소리를 듣지 못했을까요?
저 너머, A동과 그 주변에서 보이는 풍경은 그야말로...개판입니다.
왈왈왈!
멍멍멍!
컹컹컹!


아니,처음부터 무언가를 다시 시도한 기억은 없는데~

잘못 세었을 수도 있지만, 스물 세번 정도 됩니다.
그래요.
2천 3백만마리의 개가 무한히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감금실의 사진에서 보았던 그 형상.
아니, 사실 공중에서 내려다보고 있으니 그저 푸른 바닥에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기다란 혀를 늘어뜨리고 눈으로 덮일 틈도 없이 바닥을 빠르게 달리며 보이는 모든 것을 조각내 사방에 피가 튑니다.
물론 그 피마저 내리는 눈에, 핥아지는 푸른 혀에 의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이게 대체 뭐냐고요! 이성 판정 (1/1D4+1)

기준치: | 81/40/16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하핫 재판정할까나~

하셔도 됩니다.

기준치: | 81/40/16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1/40/16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좋아~

어디서 2백만마리의 개가 추가로 쏟아져 나옵니다.

흐음....

당신 곁에도, 그를 황망히 지켜보는 개 한마리가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끝나기 20분 전이네요.

무사히 탈출은 했다만,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고민 끝에...


저 난리가 났는데도, 아직 여긴 무사하네요. 이것조차 그가 차원 교란종이기 때문일까.
"자, 그럼 이제..."
"돌아갈까요?"

"... ...아르카디아 놈들은 뭘 하는거야, 세계가 끝나게 생겼잖아... ..."

당신이 아르카디아를 싫어하는데, 그들에게 친절한 차원 따위가 열릴 리가 없잖아요?
"파묻혔다면 이사를 갈까요? 마침... ... ...좀 수리를 해야 할 부분도 있고." 얼버무림
"그리고 뭐, 당신이 그 장소를 소중히 여겼다면 남아 있을지도 모르죠."
선혈이 낭자한 풍경으로부터 고개를 들어, 페레그린을 바라봅니다. 어떤 표정을 하고 있나요?

"...내가 뭐 때문에 죽었는데, 그 개새끼들이... ...멋대로 대비를 시작했으면, 잘 해야 할거 아냐...젠장맞을 새끼가..."
손톱 언저리의 거스러미나 살 따위를 불안하게 뜯는 듯 하다, 땅을 내려다 보았다가, 시험 때나 보았던 이상한 표정 같은 것을 해 보이다...
"...왜 또 세계가 이 꼴이 된 거지... ...신경쓸만한게, 아니었는데, 이게..."
"... ...어디까지 알아?"

"당신이 슈퍼 비너스라는 이상한 이름의 차원 교란종이 되었다는 것과, 평생 가둬서 격리시켜 두지 않으면 이런 일은 앞으로도 벌어질 거라는 것."
"그 정도?"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요."

"...이상현상의 구심점이 되는 사람이 있어... ...중요한 건, 그 사람과의 격리지....왜냐면, 왜냐하면 영향을 주는게 그 쪽이니까."
"...그게 일어나지 않으면, 그럼..."
"앞으로를 떠나서, 크리스마스 날에 세상이 망하지 않나...?"
"하하..! 망할, 그게 무슨...개같은 선물이야, 진짜... ..."

그렇네요. 말도 안되는 패스워드, 네번째 격리실에서 본 사람의 말...
"아~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알겠어요."
더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자신이 밖에 나와 있으면, 제 곁에 있으면 안되니까 죽든 격리되는 하나는 해야 한다~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죠.
"페레그린. 당신은..." 손을 맞잡지 않은 한 손을 뻗어 그의 뺨을 감쌉니다.
"가끔 착각을 하네요. 당신에게 무슨 선택을 할 수 있을 여력이 있을 거라고."

만약 어느 누군가가 받아준다 하더라도, 오래 가지 못할 겁니다. 제가 부수고 불태울테니까.
"어디 갈 생각은 하지 마세요. 그럴 수 있는 미래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당신 앞에 있지 않았어요."
주박과도 같은 말을 속삭이고, 그의 옷깃을 잡아당겨...입을 맞춥니다. 로맨틱한 풍경은 아니지만, 어울리는 풍경이라고 생각해요.

"...여긴, 날 죽인 놈들이 쌓아올린 세계고...날 죽게 만든 새끼들이 지키려는 세계지만, 내가 아끼는 것도 결국 이 안에 있잖아... ..."
"나 때문에 그 모든게 바스라지는게, 어떤 기분인 줄 알아...?"
"망할, 그러니까 진작부터, 그냥...그냥, 한 놈 정도는 죽은 채로 있게 할 것이지. 기억까지 지워 놨으면 그냥...! 그냥, 그냥 없는 놈으로 만들었으면 이렇게 될 일도 없던 거 아냐! 아르카디아, 내가... ..."
"... ...그럼 이제..."
어떻게 해? 처량하게 중얼거리다 저보다 약한 힘에도 순순히 끌려갑니다. 입이 막혔으니 마지막 말을 네가 들었을지 모르겠어. 그래도 넌 뭐든지 알잖아, 선택권도 네가 가지고 있었잖아.


"당신은 이 곳에 있게 될 거에요. 다른 곳도 아닌, 바로 여기에"
"사랑하는 모든 것이 바스라지는 걸 지켜보게 되겠지만,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끝에 남아 있겠죠."
하긴,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것에는 참으로 애틋해하지만, 당신을 사랑하는 것에는 참으로 잔혹하지.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그러니, 제 옆에 있으세요." 다른 것이 부서져 사라지든, 어떤 우연으로 살아나든,
그건, 그쪽의 일이겠죠. 뭐가 되었든, 저는 이 바스러진 개가 먼지가 되어 사라질 때까지는 가지고 있겠다고 정했으니, 그것만 생각하기로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잘못은 아니잖아요?
사실 우리의 잘못이라고 해도, 굳이 책임까지 져 줄 생각은 없습니다.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개 짖는 소리와 함께 캐롤이 들리고. 낭만적인 시계탑이 눈 앞에 있고.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곧 새해가 오고, 겨울을 나려면 멀었잖아요.
시계가 열두시를 알리는 종을 울립니다.
귓가에 울리는 종소리가 유독 길게 느껴집니다.
문득 깨달았을 땐, 울리고 있는 그 소리가 멎지 않습니다.
세계는 어느새 잿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알록달록 빛나던 전등도 소란스럽게 이어지던 비명도 잔잔합니다.
내리던 눈도 그 자리에 멈춰서 마치 둘만이 이곳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문득, 그가 당혹스러운 낯으로 맞잡은 손에 힘을 주는 순간.
시야가 탁한 흰색으로 물듭니다. 따뜻한 빛 속에 있는듯한 감각이에요.
아니, 눈앞이 흰색으로 물든 것이 아니라 광대한 공간이 펼쳐져 있습니다. 마치 유영하듯이 그 공간에 흘러 들어갑니다.
손 안에 온기는 남아있으나, 어느새 페레그린은 보이지 않고.
다만 흰 공간 안에 관문이 여기저기 내걸려있을 뿐입니다.
뒤돌아나온 곳을 보면 개떼들의 습격으로 엉망으로 망가진 연구소가 보입니다.
관문을 더 둘러보면 수몰된 도시나 핵전쟁으로 엉망이 된 황폐한 땅이 보입니다.
차분히 들여다보면 당신이 살던 곳과 같은 아무 문제 없는 세계 또한 존재합니다.


당신이 무슨 세계를 바랐을지는...사실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뒤돌아나왔던 세계로 돌아갑니다.
원한다면 직접 선택했어야지.
헤엄치듯 유영하는 느낌과 함께, 짧은 눈부심이 지나가고.
볼에 차가움이 내려앉습니다.
눈 내리는 거리에 트리를 장식한 전구가 깜빡입니다.
그 앞에 멍한 표정을 한 페레그린이 서 있습니다.
문득, 그의 시선을 좇아 시계탑 방향으로 고개를 들면.
12월 24일 11시 59분 57초….58초….59초….
그리고….엣취!
...올 해 크리스마스는 성스러운 비너스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비너스를 선택한 자에겐 사랑의 축복을 남기고.
눈을 깜빡이면 아까와 같은 그 순간.
그의 재채기 소리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세상이 폭 잠길 듯이 끝 없이 내리는 눈 속에서 맞이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성 회복 1D10
KPC와 세계를 되돌렸다 1D5
메리 크리스마스! 다시 한번 크리스마스를 누립니다!
*